지난 14년간 '사회적 능력' 요구하는 업무 비중 크게 증가
먼저 보고서는 2008년부터 2022년까지 지난 14년간 어떤 업무에 대한 노동투입이 증가했는지 살펴보기 위해 직업별로 수학적(인지적), 사회적 업무 강도를 측정했다. 이를 바탕으로 직업을 4가지의 배타적인 그룹으로 나눴다.
그 결과 지난 14년간 사회적 기술 집중 일자리의 비중은 2008년 49%에서 2022년 56%로 7%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수학적 기술 집중 일자리 비중은 이보다 작은 5%포인트 증가(50%→55%)했다. 특히 '높은 사회적 능력-높은 수학적 능력(High Social-High Math)'의 증가폭이 가장 컸고, '낮은 사회적 능력-낮은 수학적 능력(Low Social-Low Math)'은 가장 크게 감소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오삼일 고용분석팀장은 "이는 노동시장 전반에서 쓰이는 기술의 수준이 높아지는 과정에서 사회적 기술의 중요성이 더 높아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사회적 능력 높으면 임금 상승폭도 ↑
보고서는 임금 측면에서 사회적 능력의 중요성이 높아졌는지 확인하기 위해 개인이 보유한 인지적 능력과 사회적 능력을 정량화했다. 여기에는 만 15~29세 응답자를 2007년부터 2020년까지 총 14년에 걸쳐 추적조사한 청년패널조사(YP2007)가 활용됐다.인지적 능력은 수학능력시험의 언어·수리·외국어 과목의 백분위 성적 자료를 활용했고, 사회적 능력은 △학창 시절에 대한 만족도 △친구 집단의 성향 △개인 성향과 관련된 응답을 활용했다.
인지적 능력과 사회적 능력 간 보완관계도 존재했다. 인지적 능력과 사회적 능력이 각각 1단위 높으면 임금이 각 10%·5.1% 높은데, 두 능력이 동시에 1단위 높은 경우에는 임금이 추가적으로 1.1% 더 높은 것으로 추정됐다.
오 팀장은 "고용 측면뿐 아니라 임금 보상 측면에서도 노동시장에서 사회적 능력의 중요성이 높아졌음을 의미한다"면서 "노동시장에서 인지적 능력과 더불어 사회적 능력을 함께 갖추는 것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사회적 능력'은 인간이 AI대비 비교 우위···"교육 측면서 계발 필요"
보고서는 사회적 능력이 노동시장에서 중요도가 커진 이유로 자동화 기술로부터의 대체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꼽았다. 자동화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AI가 분석과 같은 인지적 업무를 대체할 수 있지만, 대화·협상과 같은 사회적 능력은 자동화 기술로 대체하기 어렵다는 의미다.실제로 사회적 기술과 가장 밀접한 업무인 '비반복적·인지적(대화)' 업무는 AI 기술로도 대체하기 어려운 영역으로 남아있다.
아울러 "그렇다고 해서 인지적 능력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노동시장에서는 인지적 능력의 중요성이 가장 크다"면서도 "다만 기술이 대체하기 어려운 팀워크 능력, 의사소통 능력과 같은 사회적 기술의 상대적 중요성은 앞으로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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