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국 주택시장에서 소형 평수 아파트를 선호하는 경향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때 ‘국민 평형’으로 불린 전용 84㎡ 등 중소형 아파트의 청약 경쟁률을 큰 폭으로 제치는 등, 소형 아파트가 국내 주택시장의 ‘뉴노멀’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 청약시장에서 소형 아파트(전용면적 60㎡ 이하)의 청약 경쟁률이 중소형(60~85㎡ 이하), 대형(85㎡ 초과) 아파트의 경쟁률을 크게 앞서고 있다. 부동산R114 등에 따르면 2015년부터 올해 5월까지 소형 아파트의 청약 경쟁률은 11.21대 1을 기록하고 있다. 중소형과 대형 아파트의 경쟁률이 각각 △4.45대 1 △5.29대 1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특히 소형 아파트와 중소형 아파트 사이의 청약 경쟁률 격차가 꾸준히 벌어지고 있다. 소형 아파트 청약 경쟁률은 지난 2022년 7.35대 1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중소형(6.68대 1)을 넘어섰다. 이어 지난해에는 소형 평형이 12.92대 1을, 중소형은 9.02대 1을 기록해 경쟁률 격차가 확대됐다. 2015년부터 2021년까지는 소형 아파트의 청약 경쟁률이 중소형과 대형 아파트의 청약 경쟁률을 넘어선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최근 소형 아파트 선호가 두드러지고 있는 것은 사회구조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노동연구원이 지난 4월 발표한 ‘지난 10년 무자녀 부부의 특성 변화’ 보고서를 보면, 맞벌이 부부의 무자녀 부부 비중은 지난 2013년 21%에서 2022년에는 36.3%까지 상승했다. 1인 가구의 증가세와 발맞춰, 자녀가 없이 부부 등으로만 구성되는 1세대 가구 역시 증가세다. 같은 달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23년 가족실태조사’에 따르면 2020년 30.4%를 기록한 1인 가구 비중은 지난해에는 33.6%로 상승했다. 1세대 가구도 같은 기간 22.8%에서 25.1%로 비중을 확대했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보면 전국 1인 가구 수는 지난 1월 994만3426가구, 2월 998만1702가구에서 이미 올해 3월 1002만1413가구로 1000만 가구를 넘어선 상태다. 따라서 1인·1세대 가구가 생활하기 적합한 소형 아파트의 수요도 당분간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에 최근 건설사들도 대형이 아닌 소형 및 중소형 물량의 공급 비중을 늘리고 있다. 롯데건설이 선착순 분양 중인 ‘광명 롯데캐슬 시그니처’는 1509가구 중 전용 39~59㎡, 총 533가구를 일반분양 중이다. 단지는 경기도 광명시 광명5동 일원에서 광명 9R구역 주택재개발을 통해 공급된다.
대우건설은 이달 서울시 성북구 장위동 일원에 ‘푸르지오 라디우스 파크’를 분양한다. 지하 3층~지상 33층, 15개동 총 1637가구 규모로 이 중 전용면적 59~84㎡ 718가구를 일반분양한다.
업계 전문가는 “급등한 공사비로 인한 분양가 상승과 최근 1·2인 가구의 증가세로 인해 소형 주택이 시장에서 ‘뉴노멀’로 정착하는 경향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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