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15명의 사상자(9명 사망)를 낸 시청역 교통사고 운전자 차모씨(68)가 사고 직후 자신이 다니던 경기도 버스회사 직장 동료에게 전화해 '급발진'을 언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2일 헤럴드경제 보도에 따르면 차씨가 재직 중인 경기도 버스회사 버스노선의 팀장 A씨는 1일 밤 9시 45분께 차씨로부터 걸려 온 전화를 받았다. 이 통화에서 차씨가 "형, 이거 급발진이야"라고 말했다고 A씨는 전했다. 사고가 난 시간은 9시 27분으로, 이 통화는 사고 약 15분 후 이뤄진 것이다.
차씨는 현재 경기 안산 소재의 한 버스회사에서 1년 4개월 가까이 촉탁직으로 근무 중이다. 차씨는 평소 승객 20여명이 탑승하는 9m 길이의 중형버스를 운행했으며 무사고 운전자로 알려졌다.
같은 회사 소속 직원 B씨는 헤럴드경제에 "차씨가 버스 사고를 냈던 적은 없다"며 "회사에서 1년 넘게 일한 촉탁직"이라고 말했다.
해당 버스 회사의 또 다른 기사 C씨도 차씨의 급발진 주장에 힘을 싣기도 했다. C씨는 "(전날) 사고에 대해서는 급발진 사고라고 생각한다"며 "블랙박스 영상을 봤는데, 브레이크가 안 밟혀서 급하게 튼 모습이 보인다. 운전기사들이라면 그 영상을 보면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차씨 역시 사고 직후 경찰에 차량 급발진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날 오전 한 언론과의 전화 통화에서도 "브레이크를 계속 밟았으나, 차량이 말을 듣지 않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의문점은 여전히 있다. 통상 급발진 사고의 경우 차량을 제어할 수 없어 벽이나 가로등을 들이받고 나서 끝나지만, 이날 사고는 폐쇄회로(CC)TV 영상 등에서 차량이 감속하다가 스스로 멈춰 선 것처럼 보인다.
이에 대해 염건웅 유원대 경찰소방행정학부 교수는 "여러 정황상 급발진보다 운전자 부주의나 (운전) 미숙의 가능성을 생각해야 한다. 급발진 차량이 사고 이후 갑자기 정상적으로 바뀌어 멈췄다고 가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일단 급발진은 차씨의 개별 진술로 보고, 사고 차량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 의뢰하며 CCTV 및 블랙박스 영상, 목격자 진술 등을 분석, 사고 경위를 다각도로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남대문경찰서 관계자는 이날 "사망 사고를 발생시킨 제네시스 G80 운전자에 대해서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사) 혐의로 입건했으며, 면밀하게 사고 관계를 확인하는 등 엄정하게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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