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폭등으로 지난 1년간 부산 등 지방 5대 광역시의 청약통약 가입자 수가 가파르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 광역시의 분양가 상승률이 수도권 평균을 상회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수도권 및 지방 시장의 청약 양극화로 지방 광역시 내 청약가입 이탈 현상도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7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통계를 보면 5월 말 기준 전국의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 수는 총 2554만380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5%(39만2265명) 줄었다. 이 중 상반기 청약 경쟁률이 양호했던 서울과 경기의 감소세는 비교적 완만했지만, 5대 광역시의 경우 전국에서 청약통장 가입자 수의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서울의 지난해 5월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603만2650명에서 올해 5월에는 597만9013명으로 0.8% 줄었다. 인천과 경기 역시 같은 기간 849만7853명에서 841만1232명으로 1.1% 빠지며 청약통장 가입자 수의 감소 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5대 광역시를 제외한 기타 지방은 637만1954명에서 625만5075명으로 청약통장 가입자 수가 1년 만에 1.8% 감소했다.
이 중 5대 광역시의 경우 503만3612명에서 489만8484명으로 청약통장 가입자가 2.7%(13만5128명) 줄었다. 1년간 진행된 전국 청약통장 해지 건수의 34.5%가 5대 광역시에서 진행된 셈이다. 광역시별로는 대전과 부산, 광주에서 청약통장 가입자 수가 3% 감소했다. 대구와 울산에서는 청약 가입자가 각각 2.5%, 1.6% 줄었다.
5대 광역시의 분양가가 최근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청약통장 보유 인원에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집계한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 자료를 보면 5월 5대 광역시의 3.3㎡당 평균 아파트 분양가격은 약 1997만원으로 1년 새 분양가가 16.8% 상승했다. 이는 전국(13.9%) 평균은 물론 수도권 평균(16.6%)의 상승률을 웃도는 수준이다. 특히 대전과 대구의 경우 지난 1년간 민간 아파트 분양가가 각각 16.2%, 32.8%씩 상승한 바 있다.
일부 광역시의 경우 올해 청약을 진행한 단지의 분양가가 역대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대전의 경우 올 4월 공급에 나선 ‘유성하늘채하이에르’의 3.3㎡당 분양가는 2452만원 기록해 대전 내 자체 분양 최고가를 다시 썼다. 부산에서도 앞서 1월 분양 시작한 ‘테넌바움294Ⅱ’ 아파트가 3.3㎡당 6093만원에 분양돼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전문가들은 상대적으로 높게 형성된 지방 광역시의 분양가가 최근 공사비 인상으로 더욱 급등하면서, 청약을 통한 주택 마련의 이점이 상쇄된 영향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달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간한 건설시장동향에 따르면 건설용 중간재 국내 공급물가지수는 올해 1월 139.7, 2월 140.2에서 3월 142.32, 4월 140.9로 상승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권영선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은 “지방 5대 광역시의 시세 자체가 많이 상승해 기본 분양가가 오른 상태에서 최근 공사비 인상과 맞물려 광역시 일부 지역의 분양가가 상당히 높게 책정됐다”며 “주택 시장을 봐도 현재 5대 지방 광역시의 경우 오히려 전남 등 기타 지방보다 위축된 상황이다. 수도권처럼 입지적인 강점이 있는 곳도 제한적이라 청약 시장에서도 신청자 입장에서 수요가 높지 않은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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