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집권 자민당이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당 총재 임기 만료에 맞추어 오는 9월 20일 새 총재를 뽑는 선거를 치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6일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매체에 따르면 임시 국회 일정 등을 고려해 조기에 선거를 치르는 쪽으로 의견이 기울고 있다. 자민당 총재가 다수당 수장으로 총리가 되는 상황에서 총재 선거 이후 조각(組閣)이나 개각 등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자민당 선거 규정에는 총재 임기가 만료되기 10일 이전에 국회의원 투표를 하도록 명시돼 있다. 9월 30일에 기시다 총리의 당 총재 임기가 끝나는 만큼, 9월 20∼29일에는 국회의원 투표를 해야 한다.
자민당이 9월 20일 전후로 총재 선거를 진행하려는 또 다른 이유에는 같은 달 24일(현지시간) 시작되는 유엔 총회 일정도 관련되어 있다. 마이니치는 "예년대로라면 현직 총리가 (총회에서) 연설하는데, 기시다 총리가 총재 재선을 위해 출마할 경우 선거 일정과 겹칠 수 있다"며 "총리 주변에서는 유엔 총회 출석 전인 9월 20일을 기점으로 선거 일정을 검토하고 있는 모양새"라고 전했다.
자민당 총재 선거 일정은 늦어도 현 총재 임기 만료 한 달 전에는 결정된다. 따라서 내달 말이면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지지율 정체 속에 고심 중인 기시다 총리는 여전히 차기 총재 선거 출마를 의욕적으로 노리고 있다. 자민당 내 유력 인사들이 일찍이 주변에 출마 의사를 밝히며 활동에 나선 가운데 기시다 총리도 낮에는 지방 시찰 활동으로 정책을 홍보하고 밤에는 식사 자리를 통해 경제계 인사와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5일 낮에도 도쿄 인근 지바현 보육소를 찾은 데 이어 저녁에는 소니그룹, 전일본공수(ANA), 다이와증권, 스미토모상사 등 기업 관계자 만찬에 참석했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5일 발매된 월간지 '보이스'와의 인터뷰에서 기존에 자신이 강점이라고 밝혀온 '듣는 힘'에 더해 '전달하는 힘'도 기르겠다면서 "조금씩 정치가로서 진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같은 기시다 총리의 행보에 대해 당내에서는 냉담한 목소리가 압도적으로 많다고 아사히신문은 보도했다. 아사히는 "기시다 총리가 '끌어내리기'를 경계해 출마 여부에 대해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지만,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가 공공연하게 퇴진을 요구하는 등 (기시다 총리를) 불출마로 몰아넣으려는 당내 압력이 강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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