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성 축구 해설위원이 대한축구협회의 홍명보 감독 선임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9일 박 해설위원은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축구협회의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박 해설위원은 "원칙과 기준을 세워 놓고 홍 감독을 선임한 것이 아닌 홍 감독 선임을 위한 기준을 협회가 제시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박 해설위원은 "(이번 홍 감독 선임은 협회의) 무능력과 무책임함을 보여준 것"이라며 "5개월 동안 1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을 만났는데, 1순위인 외국인 감독도 선임 못했다. 이 감정은 그 기간 동안 (협회를) 지켜봤던 많은 팬들이 똑같은 느낌일 것"이라고 총평했다.
이어 "(협회가) 스스로 수 많은 원칙을 내세웠지만, 그 원칙을 스스로 깨면서 국내 감독을 선임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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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해설위원은 협회의 외국인 감독 선임과 관련한 협상 과정도 비판했다. 그는 "협상엔 밀고 당기기가 필요하다. 분명 의지를 가졌던 외국인 감독도 있었으나 협상 과정에서 (협회의) 정보력 부진, 협상력 부재, 연봉 부족 등이 한꺼번에 노출됐다"며 "(협상 중) 실시간으로 모든 정보가 언론에 나왔고, (그 과정에서) 뚜렷하게 없었던 전략도 노출됐다"고 설명했다.
홍 감독의 선임과 관련해 박 해설위원은 "축구협회가 제시한 8가지 이유를 들으면서 개인적으로 속상하고 부끄러웠다"고 했다. 그는 "총 2가지다. 첫번째 이유는 (협회가) 빌드업 순위를 제시하며 홍 감독을 1등이라고 평가했다"며 "빌드업은 형태로 1등, 2등을 매길 수 없다. 짧은 패스일 수도 있고, 긴 패스일 수도 있는데 '빌드업 1등 팀입니다'라고 말하는 건 '저게 뭐지?'라고 생각하게 된다. (또 협회가 제시한) 몇 가지 원칙은 아예 외국인 감독을 선임 못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원칙과 기준에 맞는 감독 선임이 아닌 '홍 감독을 위한 협회의 원칙과 기준'이라고 주장했다.
박 해설위원은 완강하게 국가대표팀 감독직을 거절하던 홍 감독이 갑작스럽게 마음을 바꾼 이유에 대해서 "하루 이틀 만에 (마음이) 바뀐 것이 아닐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는 "홍 감독은 선수 시절에 엄청난 사람이었다. 감독도 지난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제외하면 2012년 런던, 울산HD 팀을 맡으며 승승장구했다. 브라질 월드컵에서만 최악의 과정을 밟았고 그때 오점을 씻어내고 싶다는 이야기를 항상 했다. 월드컵 실패를 언젠가 만회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의 사퇴와 관련해 박 해설위원은 "협회 회장이 정 위원장을 물러나게 했을 것"이라며 "협회랑 위원장은 갈등을 빚을 수 있는 권력 체계가 아니다. 5개월 동안 100명 가까운 사람들을 만났는데 '결과가 왜 이렇냐'고 말했을 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고, 전력강화위원회가 책임을 진 것"이라고 말했다.
박 해설위원은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협회를 비판했다. 그는 "박주호 위원의 유튜브 영상을 보면 전력강화위원회가 국내파 감독으로 분위기를 만들어 가려고 하는 이야기가 있었다. 정해성 위원장을 물러나게 한 다음에 (협회는) 전력강화위원회의 기능을 아예 스톱시켰다"며 "이거는 어처구니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협회는) 팬이나 주위 사람들의 합리적 비판에 대해서 듣지 않는다. 절차도 지키지 않는다"며 "일반적 조직이라면 이 상황을 비판받아야 하는데 (협회는) 눈치도 보지 않았다"고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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