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재계 거물들이 선밸리로 모여들고 있다. 기술, 금융, 미디어 업계의 주요 기업인 및 정치인들은 9일(현지시간)부터 13일까지 나흘간 아이다호에서 열리는 선밸리 콘퍼런스에서 머리를 맞댈 예정이다.
'미국 억만장자들의 여름 캠프'로 통하는 선밸리 콘퍼런스는 부티크 투자 자문사 앨런앤컴퍼니의 주최로 1983년부터 매년 열리는 행사다.
이 행사는 언론사들의 접근이 제한될 뿐만 아니라 회의 및 강연 일정 등도 비공개로 유지된다. 이로 인해 참석자 명단조차 확실치 않다. 다만, 미 매체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60명이 넘는 미디어 거물, 빅테크 최고경영자(CEO), 정치인들이 올해 행사에 초대 받았다.
초대 명단에 오른 인물들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샤리 레드스톤 내셔널 어뮤즈먼트 사장, 밥 아이거 디즈니 CEO, 테드 서랜도스 및 그렉 피터스 넷플릭스 공동 CEO 등이다. 단골 참석자로 유명한 워런 버핏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올해 초대 명단에 오르지 못했다. 올해 93세인 버핏은 건강상의 이유 등으로 불참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참석자들은 행사 기간에 인맥을 구축하고, 국가안보·의료·교육 등 다양한 주제로 열리는 강연에 참석한다.
이 콘퍼런스는 굵직한 인수 합병 논의가 이뤄지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컴캐스트의 NBC유니버설 인수 및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의 워싱턴 포스트(WP) 인수 등은 모두 이 곳에서 시작됐다. 과거 버핏이 선밸리에서 디즈니와 ABC방송 간 인수합병 논의 시작에 도움을 준 일화는 유명하다.
미 IT 전문매체 쿼츠는 “선밸리 콘퍼런스는 다보스의 세계경제포럼보다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고 볼 수 있다”며 “비즈니스계 거물 간 수십억 달러 규모의 거래가 비공개로 이뤄지는 장소”라고 전했다.
참석자들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는 11월로 예정된 미국 대선이 될 전망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향한 민주당 안팎의 후보 사퇴 요구가 거센 가운데 억만장자들은 이번 대선 결과가 기업 경영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콘퍼런스에는 민주당 잠룡으로 꼽히는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조시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웨스 무어 메릴랜드 주지사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아울러 스트리밍 시장에 대한 논의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술업계들이 스트리밍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하면서, 기존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광고 수익 감소에 시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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