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현재 수출 의존도가 11% 정도 차지하는 유로지역의 경우 최근 기준금리 인하로 경기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면서 한국 수출 여건 개선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16일 한은 조사국이 발표한 '미국과 유로지역의 소비흐름을 어떻게 볼 것인가?'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소비는 팬데믹 충격 이후 강력한 정부 지원으로 견조한 증가세를 이어왔으나 올해 들어 재화와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약화되고 있다. 고물가· 고금리 영향이 누적된 데다 초과저축 소진, 취약 가계의 재정상황 악화, 소비심리 약화 등의 요인도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부문별로 보면 최근 서비스 소비는 여전히 양호한 반면 재화 소비가 금리에 민감하고 고가인 내구재를 중심으로 둔화했다. 또한 식료품 등 저소득층 소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생필품 증가세가 약화해 소득계층별로는 저소득층 소비가 악화된 것으로 추정된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점진적인 통화긴축 완화는 금리에 민감한 내구재 소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재화를 중심으로 소비부진이 완화될 경우 제조업 중심 국가에서 '생산→소득→소비'의 선순환이 비교적 크게 나타날 것으로 한은은 전망했다.
고 과장은 "미국과 유로지역의 소비흐름 전망에 비추어보면, 그간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였던 우리나라의 대미 소비재 수출은 우리기업의 수출 경쟁력 등을 감안하면 여전히 양호하겠지만 증가세는 점차 낮아질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간 부진했던 대유로지역 수출은 유로지역 소비와 제조업경기가 나아질 경우 시차를 두고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미국이 통화정책 완화의 길로 들어선다면 소비 흐름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현아 미국유럽경제팀 과장은 "금리인하를 반영한다면 낮아진 금리로 소비 여건이 좋아질 것이고 수출 둔화 흐름을 상쇄하는 쪽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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