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유럽 시장에 수출하는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을 위해 중국 소재 공급업체 3곳과 협상 중이라고 로이터통신이 24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서원준 LG에너지솔루션 자동차전지사업부장(부사장)은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유럽을 위해 리튬인산철(LFP) 양극재를 개발하고 생산할 중국 회사들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협의 중인 업체의 이름은 밝히지 않았다. LFP배터리는 리튬과 인산철을 양극재로 활용하는 방식인데 값이 싸다는 게 장점이다.
서 부사장은 "합작회사 설립이나 장기 공급계약 체결 등 다양한 협력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런 파트너십 관계가 3년 내로 LFP 배터리 제조 비용을 중국 경쟁사와 비슷한 수준으로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 부사장은 LG에너지솔루션과 중국 협력기업의 배터리 생산기지로 모로코와 핀란드, 인도네시아 등 3곳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LG에너지솔루션이 그동안 미국, 유럽, 아시아 내 자동차 제조사와 LFP 배터리 공급 계약을 논의했는데, 이 중 유럽에서 강력히 LFP 배터리 수요가 강했다고 밝혔다.
지난 6월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차에 최대 38%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서 전기차 업계 경쟁은 더욱 심화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은 배터리 공급업체들이 제품 가격을 중국산 수준으로 낮추도록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짚었다.
프랑스 자동차업체 르노는 이달 초 전기차용 파우치 LFP 배터리 공급사로 LG에너지솔루션과 중국의 CATL을 선정한 바 있다. 양극재는 전기차 배터리에서 가장 비싼 요소로, 배터리 셀 전체 비용의 약 3분의1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터리 시장 추적업체 SNE 리서치에 따르면 중국의 위넝, 다이나노닉 등 업체는 전 세계 LFP 양극재 공급을 장악했다.
대부분의 전기차 배터리는 니켈 혹은 LFP 기반 양극재를 사용한다. 니켈 배터리는 주행거리가 긴 대신 제조 비용이 많이 들고 안정성이 떨어진다. 반면 LFP 배터리는 비용이 싼 대신 주행거리가 짧다. 테슬라 등은 니켈 기반 양극재를 쓰고, 비야디(BYD) 등 중국 업체는 LFP 양극재를 주로 사용한다.
한국 배터리사는 그간 니켈 기반 배터리 생산에 주력해 왔다. 이제 더 저렴한 가격의 제품 라인으로 넓히려는 최근 추세에 발맞춰 LFP 배터리로도 생산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 21일 LG에너지솔루션과 제너럴모터스(GM)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는 미국에 건설 중인 전기차 배터리 3공장 건설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날 서 부사장은 협력사 간 합의에 따라 사업 확장에 필요한 일부 장비 설치 수요 둔화로 인해 최대 2년간 이 계획이 연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 부사장은 EV 수요가 유럽에서 약 18개월, 미국에서 2~3년 내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고, 일부는 기후 정책과 규정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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