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칼럼] 일본의 대인도 ODA 정책 변화, 스타트업과 중소기업 지원에 중점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라지브 쿠마르 한국외국어대학교 인도연구소 HK 연구교수
입력 2024-08-02 15:59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라지브 쿠마르 한국외국어대학교 인도연구소 HK 연구교수
[라지브 쿠마르 한국외국어대학교 인도연구소 HK 연구교수]



일본의 대인도 정부개발원조(ODA) 정책이 새로운 차원으로 발전하고 있다. 일본 ODA 역사상 처음으로, 국제협력기구(JICA)가 올해 인도의 스타트업 생태계와 혁신을 촉진하기 위해 총 236억 9,700만 엔의 ODA 대출을 제공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자금은 스타트업의 주요 허브인 인도 남부의 텔랑가나 주에 제공될 예정이다. 이 대출의 주요 목표 중 하나는 일본 스타트업이 인도 시장에 진출하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이는 일본이 전통적으로 ODA를 인프라에 집중해왔고, 일본 스타트업을 해외에서 지원한 적이 없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변화이다.

또한 JICA는 최근 인도의 주요 산업 협회인 인도 산업 연맹(CII) 및 세 개의 주요 인도 공과대학(IIT)과 협력하여 지속 가능한 글로벌 비즈니스 돌파구 생태계(SGBBE)를 출범시켰다. SGBBE의 목표는 인더스트리 4.0 분야에서 일본과 인도 산업 간 협력을 촉진하는 것이다. 특히 일본과 인도 스타트업 간의 협력을 촉진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는 이전에 주로 인프라 개발에 국한되었던 JICA의 인도 접근 방식에서 또 다른 중요한 발전을 나타낸다.

일본이 ODA 정책에 이 새로운 요소를 도입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주요 이유 중 하나는 일본이 인도에서의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SME) 존재를 강화하고 다양한 부문에서 존재를 확장하려는 욕구이다. 이를 이해하려면 최근 몇 년 동안 일본의 인도에 대한 접근 방식의 진화를 이해해야 한다.

일본의 정치적 및 경제적 지도층은 인도를 일본 투자의 최우선 시장 중 하나로 인식하고 있으며, 이는 국내 시장이 감소하고 급격한 지정학적 변화 속에서 일본의 경제적 미래를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인구 변화로 인해 국내 시장에서 일본 기업의 기회가 줄어들면서 일본은 인도와 같은 개발도상국을 유망한 선택지로 보고 있다. 국제 안보 요인도 중요한 역할을 하며, 미중 갈등과 일본의 중국과의 정치적 및 안보 문제로 인해 일본은 인도를 유망한 파트너이자 중국을 대체할 수 있는 시장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일본은 다양한 인센티브와 지원 조치를 통해 일본 기업이 인도에서 사업을 확장하도록 장려해 왔다. 그 결과, 일본 기업은 인도를 장기적인 시장으로 보고 더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으며, 인도 내 일본 기업의 수는 2006년 300개 미만에서 2023년 1,500개 이상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그러나 일본의 인도 투자에는 두 가지 중요한 문제가 있다. 첫째, 일본 기업의 인도 내 존재는 대기업이 주도하고 있으며, 중소기업(SME)의 존재는 상대적으로 약하다. 현재 인도 내 일본 기업의 80% 이상이 대기업이고 중소기업은 20%에 불과하다. 이는 중국 및 아세안 지역에서 일본의 투자 패턴과는 다른 구조로, 이들 지역에서는 80% 이상이 중소기업이고 20%만이 대기업이다. 또 다른 문제는 특정 산업에 대한 일본의 집중도가 높다는 것이다. 현재 인도 내 일본 기업의 대부분은 자동차 부문에서 활동하고 있다.

일본은 인도의 신흥 시장에서 존재감을 높이고 인도 시장에서 경쟁자를 능가하기 위해 이러한 중요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ODA 정책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ODA를 통해 일본은 인도에서의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의 존재를 강화하려고 한다. JICA는 이 ODA 이니셔티브를 통해 일본 정부와 기업의 지역 내 역할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일본은 더 많은 중소기업이 비자동차 및 서비스 부문에 진출하도록 장려함으로써 투자 구조를 변화시키고자 한다.

따라서 JICA의 조치는 인도에서 일본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을 강화하려는 일본의 더 광범위한 계획의 일환이다. 이 전략은 다른 일본 기관의 활동에서도 반영되고 있다. 예를 들어, 일본 무역진흥기구(JETRO)는 인도와의 제도적 연결을 강화하여 일본 중소기업의 존재를 증대시키고 있다. 특히 JETRO는 인도 정부와의 비즈니스 동맹을 형성하고 일본 주재 인도 대사관 내에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 지원 센터를 설립하였다. 이는 외국 기관이 인도의 해외 사절단 내에서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을 촉진하기 위해 이러한 시설을 확보한 최초의 사례이다. 이 제도적 협력은 현재 1,500개인 일본 중소기업 수를 향후 몇 년 내에 15,000개로 열 배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한국의 ODA 정책에 중요한 시사점을 가지고 있다. 한국의 ODA 전략은 인도 시장에서 한국의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을 홍보하는 데 주목해야 한다. 현재 인도에서 한국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의 존재는 상대적으로 미미하다. 효과적인 ODA 전략은 이러한 기업들이 인도에서 더 강력한 존재감을 형성하고 인도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에 대한 제도적 지원은 그들의 인도 내 가시성과 운영을 향상시킬 수 있으며, 인도의 빠르게 성장하는 경제에서 떠오르는 기회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이러한 조치를 채택함으로써 한국은 인도와의 경제적 유대감을 강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국 기업의 성장과 국제적 확장을 지원할 수 있다.



라지브 쿠마르 필진 주요 이력

▷인도 델리대학교 학사​ ▷성균관대학교 석사. 박사 ▷
한국외국어대학교 인도연구소 HK 연구교수 하와이대학교 동서문화센터 객원연구원 ▷Managing Editor, Journal of Indian and Asian Studies (World Scientific, Singapore)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2024_5대궁궐트레킹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