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으로 전환한 iM뱅크의 시장 내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올해 들어 부실대출 증가 등으로 저조한 실적을 내며 시중은행 전환 효과를 내지 못한 동시에 거점 지역이던 대구에서는 여신(대출) 점유율이 계속 줄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iM뱅크는 지난 3일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지 80여일을 맞았지만, 시중은행 전환으로 기대했던 효과는 아직 미미한 상황이다. 앞서 올해 5월 시중은행 전환 인가 당시 iM뱅크는 지방은행 대비 낮은 시중은행의 조달비용, 규모의 경제 등을 활용해 더 좋은 금리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여전히 iM뱅크는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과 큰 폭의 대출금리 격차를 보이고 있다. 지난 6월 기준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금리는 3.95~4.19%인 반면 iM뱅크는 6.11%로 최대 2.16%p 차이를 보였다. 은행이 자체 조절하는 가산금리도 5대 시중은행은 2~3%, iM뱅크는 4.39%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그만큼 여신(대출) 부문에서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iM뱅크가 시중은행 전환 이후 아직 유의미한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건 그간에 쌓여온 부실이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경기침체로 대출을 갚지 못하는 차주가 늘며 충당금 규모가 커졌다. 이에 주요 시중은행 대비 저금리 대출 공급 등 영업에 활용할 수 있는 자금이 부족해졌다.
실제 올해 상반기 대손충당금 규모는 2309억원으로 작년 상반기(1525억원)보다 약 51% 증가했다. 자연스레 올해 상반기 순이익도 210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약 16% 줄었다. 대손충당금을 총여신 잔액으로 나눈 대손비용률 역시 0.79%로 코로나19 때인 2020년(0.49%)보다 더 높다. 그만큼 손실흡수능력과 자산건전성이 악화했다는 의미다.
기존 거점 지역이던 대구에서도 여신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다. iM뱅크의 대구 지역 여신 점유율은 올해 3월 기준 28.2%로 지난해 3월(27.7%) 대비 줄었다. 이미 시중은행 전환 이전부터 대구 지역 여신 점유율은 계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10년 전인 2014년 대비해서는 5.6%포인트(p) 축소했다.
대구 지역에서 여신 부문 점유율이 줄어들고 있는 건 주요 시중은행의 영업 확장 영향이 크다. 5대 시중은행이 상대적으로 지방은행보다 큰 자산을 적극 활용해 점차 수도권 중심에서 지방까지 여신 영업 지역을 넓히고 있어서다. 최근 지방은행이 지자체나 시금고 등 절대적 입지를 유지해 오던 자리에서 밀려나고 있는 점도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한다. 앞서 지난해 7월 광주은행은 조선대 주거래 은행 역할을 50년 만에 신한은행에 내주기도 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경기침체로 전체적인 대출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고, 시중은행들은 기업대출에 특별우대금리 같은 영업 전략을 적극 펼치면서 경쟁이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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