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끝무렵인 8월 중순 이후에도 폭염과 열대야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더위는 최소 열흘 더 지속될 예정으로, 광복절을 지나 내주 주말까지 찜통 더위가 이어지겠다.
8일 기상청은 전국에 폭염특보를 내렸다.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주변 상공에 북태평양 고기압과 티베트 고기압이 중첩돼 가열된 공기가 빠져나가지 못하면서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북태평양고기압이 우리나라 남서쪽에 위치해 고온다습한 남서풍이 불어 찜통더위를 기록 중이다.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2~3도 높은 서해를 지난 남서풍이 체감온도를 높이고 밤사이 기온이 떨어지는 것을 막고 있다.
절기상 입추가 지나거나 8월 중순 이후로는 기온이 내려가며 폭염의 기세가 한풀 꺾이는 편이다. 그러나 이러한 열돔현상이 강화하고 장기화하면서 올해는 폭염과 열대야가 중순 이후로도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역대 최악의 폭염으로 기록된 지난 1994년, 2018년 등과 달리 올해는 폭염일수보다 열대야 일수가 많이 나타나는 양상이 보이고 있다. 열대야는 밤 사이(오후 6시 1분~다음 날 오전 9시) 최저기온이 25도를 웃도는 현상을 말한다.
올 들어 7일까지 열대야일수는 13일로, 역대 최악의 폭염을 보였던 2018년 같은 기간(11.2일)을 앞서고 있다. 이 기간 평년(1991~2020년) 열대야일수(평균 4.2일)와 비교하면 3배 이상 많다.
서울은 18일째, 강릉은 20일째, 제주는 24일째 열대야가 지속됐다. 무더위가 최소 이달 18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측돼 올해 열대야일수가 1994년(16.8일)과 2018년(16.6일)의 최다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도 있다.
기상청은 다음 주도 아침 최저기온이 23~26도, 낮 최고기온이 30~35도로 평년보다 다소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최고체감온도는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35도 안팎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북태평양고기압은 세력을 넓히며 중심을 북동쪽으로 옮겨가고 있는데, 12일께 동해상에 북태평양고기압 중심이 놓여 서풍 계열 바람 대신 동풍이 불겠다. 동풍은 동해안 쪽 낮 기온이 오르는 것을 막아 이후 강원, 강릉 등 동해안의 낮 최고기온은 현재보다 1~3도 정도 낮은 30도 안팎에 머물겠다.
낮 기온은 내려가겠지만, 해수면 온도가 28도 내외로 높기 때문에 열대야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기온이 높은 상황에서는 1~2도만 더 올라도 온열질환자와 온열질환으로 인한 사망자가 급격히 늘어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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