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은행(IB) 부문 성과가 주요 증권사 2분기 실적을 갈랐다. IB 수익을 크게 늘린 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키움증권이 나란히 3000억원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12일 공시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키움증권의 2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1조349억원으로 전년 동기(5409억원) 대비 91% 증가했다. 합산 당기순이익도 8322억원으로 83% 증가했다.
한국투자증권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40% 증가한 3834억원, 순이익은 103% 증가한 3422억원이다. 증권 IB 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39.3% 늘었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주식발행시장(ECM) 회복에 따른 전통 IB부문 실적 개선세가 지속되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문 신규 딜이 증가해 IB 수익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삼성증권 2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9%, 70% 증가한 3392억원, 2579억원이다. 교보증권 분석에 따르면 운용손익과 금융수지 수익이 111% 늘고 IB 관련 인수 및 자문수수료 수익이 62% 늘었다. 전배승 LS증권 연구원은 "구조화금융을 중심으로 IB 수익이 급증했다"며 "타사 대비 부동산 PF 부담이 낮은 상황에 적극적으로 신규 딜 확보에 주력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키움증권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한 3123억원이다. 순이익도 74% 늘어난 2321억원을 기록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체 기업금융 수수료 수익은 567억원으로 전 분기에 이어 500억원을 상회한다"며 "지난해부터 부동산 PF 등 구조화 금융을 본격 시작했는데 사측 목표에 따라 (IB 부문) 수익이 크게 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은 200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미래에셋증권은 분기 영업이익 2733억원(전년 대비 74% 증가)과 순이익 2012억원(43% 증가), NH투자증권은 영업이익 2688억원(22% 증가)과 순이익 1972억원(8% 증가)을 기록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증권 실적에 대해 "트레이딩 및 상품 손익은 전년 동기 대비 211% 증가했고 IB 부문 수수료 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57% 감소했다"며 "2023년 3분기 이후 보수적인 딜 정책이 지속되면서 경쟁사 대비 느린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판단했다.
김지원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NH투자증권이 전 분기 대비 감소한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과 기존 수준을 유지한 IB 부문 수수료 수익을 기록한 가운데 유가증권과 파생상품 평가이익이 증가해 늘어난 운용 손익이 양호한 2분기 실적에 기여했다고 봤다.
KB증권은 영업이익 2434억원(25% 증가), 순이익 1806억원(64% 증가)을 기록하며 성장했으나 이 기간 IB 수수료는 41% 감소한 651억원을 기록했다. 신한투자증권도 IB 부문 수수료 수익이 23% 감소했는데 영업이익 1877억원(45% 증가), 순이익 1315억원(7% 증가)을 기록했다.
정효섭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2분기 증권 업황은 대체로 괜찮았으나 자본력이 큰 상위 대형사일수록 IB 부문에서 (부동산) PF보다 기업금융과 위탁매매 사업으로 실적을 쌓기에 좋았을 것"이라며 "(금융당국 지침에 따라) 브리지론 관련 사업성 평가 결과를 반영한 충당금(적립액)에 따른 영향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하나증권은 2분기 영업이익 517억원, 순이익 4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 대신증권은 영업이익 362억원(62% 감소), 순이익 521억원(26% 감소)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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