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층 몰락, 배달원 고충..."中영화 '역행인생' 호평 반 악평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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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배인선 특파원
입력 2024-08-15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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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최대 음식배달앱 메이퇀 등과 같은 플랫폼 경제의 알고리즘에 얽매여 열악한 처우 속 음식을 배달하는 라이더의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말이기도 하다.

    특히 최근 중국 경기 불황으로 실업난이 가중돼 배달기사 시장이 포화상태에 다다른 가운데, 이들이 겪는 각종 고충과 애환이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이 영화에 대한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영화는 음식배달 플랫폼 배달기사의 애환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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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고리즘 갇힌 라이더 열악한 현실 그려내

  • 나흘새 관객 500만명…박스오피스 400억

  • 사회 약자 삶 조명 vs 부자가 만든 위선영화

영화 포스터
영화 '니싱런성' 포스터

"디지털 알고리즘의 포로."

중국 최대 음식배달앱 메이퇀 등과 같은 플랫폼 경제의 알고리즘에 얽매여 열악한 처우 속 음식을 배달하는 라이더의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말이기도 하다.

'배달왕국'이라 불리는 중국 내 1000만명이 넘는 음식 배달원, 이른바 라이더의 열악한 노동 현실을 고발한 영화가 올여름 중국 극장가를 강타했다. '니싱런성(逆行人生, 역행인생)'이다. 중국 코믹배우 겸 감독인 쉬정(徐崢)이 감독과 주연을 모두 맡았다.

지난 9일 개봉한 지 나흘 만에 500만명 가까이 영화를 관람하며 2억 위안(약 400억원) 넘는 박스오피스 수익을 기록했다.

특히 최근 중국 경기 불황으로 실업난이 가중돼 배달기사 시장이 포화상태에 다다른 가운데, 이들이 겪는 각종 고충과 애환이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이 영화에 대한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영화는 음식배달 플랫폼 배달기사의 애환을 담았다. 고액 연봉의 프로그램 개발자로 잘나가던 주인공 가오즈레이(쉬징 분)는 직장에서 해고돼 하루아침에 실직자로 전락한다. 1000여통의 이력서를 보냈지만 나이 제한에 걸려 번번이 실패하다가 결국엔 생계를 위해 음식배달 라이더에 뛰어들며 겪는 애환을 그렸다. 

영화 속 배달기사들은  플랫폼의 숨막히는 알고리즘에 갇혀 있다. 플랫폼이 정한 배달시간보다 조금이라도 늦게 배달했다가는 벌금을 내야 하기 때문에 이들은 쉴 틈 없이 목숨을 걸고 달린다. 교통신호 위반, 역주행도 서슴지 않다가 교통사고를 낸다. 말도 안 되는 요구를 하는 손님의 괴롭힘, 배달원 출입을 막는 건물 경비원과의 충돌까지, 사회적 문제로도 떠오른 현실 속 라이더의 열악한 노동 환경을 그려냈다는 평이다. 

실제로 지난 12일 중국 항저우에서는 건물 경비원이 건물 화단을 밟았다는 이유로 여대생 배달원을 무릎을 꿇린 사실이 온라인에 공개돼 사회적으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쉬징 감독은 앞서 영화 시사회에서 "라이더의 현실을 관객에게 보여줌으로써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 경기 불황 속 실업과 소득 감소에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중산층의 삶도 그려냈다. 가오즈레이는 원래는 고액 연봉의 안정적 중산층 생활을 누렸지만, 실업과 함께 주택담보대출 상환, 국제학교 학비, 뇌졸중을 앓는 아버지 병원비 등 가계 부담이 큰 데다가  P2P 대출 사기까지 당하면서 서민층으로 추락하는 인물이다. 

특히 영화 말미에 가오즈레이는 피땀 흘려 노력한 끝에 배달왕으로 등극해 기뻐하며 "우리는 충분히 열심히 일했기 때문에 더 나은 삶을 누릴 자격이 있다"고 말하면서도 "그렇지?"라고 끝없이 되묻는다. 이는 사실상 희망이 없는 암울한 현실을 향한 힐문이자 절규로, 감독이 절망적인 현실을 비틀어 풍자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중국 영화평론 사이트 더우반에서 영화에 대한 반응은 호평과 악평이 극명하게 엇갈린다. 라이더의 팍팍한 삶을 현실적으로 그려냈다며 사회적 약자의 삶을 조명했다는 호평이 있는 반면, 돈 많은 연예인이 하층민의 고통을 아는 척하며 만든 위선적인 영화가 아니냐, 배달원의 현실을 단순히 나열하는 데만 그칠 뿐 현실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시각이 부족하다는 악평도 동시에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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