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광화문 국가상징공간에 대한 의견수렴 과정을 거친 결과 태극기를 상징물로 하자는 시민 의견이 가장 많았다고 20일 밝혔다. 시는 6·25 전쟁 당시 세계 각국 UN참전용사들의 희생으로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번영한 대한민국을 공간의 주제이자 방향성으로 잡았다.
시는 지난 7월 15일부터 8월 15일까지 한 달간 서울시 홈페이지를 통해 받은 522건의 제안 중 국가상징공간 조성 찬성이 59%(308건)로 가장 많았다고 밝혔다. 반대는 40%(210건), 기타 1%(4건)이었다.
의견 수렴은 네이버·구글 폼을 이용했고, 찬반에 대한 객관식 답변을 받는 설문조사 형식은 아니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의견 내용에 따라 시에서 찬성·반대를 구분했으며 상세한 내용은 내주에 책자로 만들어 공개한다.
미디어아트 작품이나 빛조형물 등을 활용하자는 제안, 국기게양대 형태의 미디어폴, 키네틱(움직이는) 아트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상징물을 만들자는 의견도 다수 있었다. 해시계, 훈민정음 등 역사성이 깃든 상징물을 활용하거나, 국가 상징적 건축물·공원 등을 조성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반대 의견은 ‘현재 광화문광장 인근에 국기게양대가 있어 추가 상징물은 불필요하다’, ‘광화문광장 현 상태 유지를 희망한다’, ‘정책 및 예산의 우선순위를 고려한 사업 추진이 필요하다’ 등이었다.
앞서 서울시는 광화문광장에 100m 높이의 대형 태극기 게양대를 설치하고, ‘꺼지지 않는 불꽃’ 조형물을 설치한다고 밝혀 "낡은 국수주의적 방식"이라는 비판을 샀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자유민주주의'와 '인류평화'를 두 축으로 새로 설정한 국가상징공간 방향성을 밝혔다. 오 시장은 "한 달여간 의견 수렴 절차를 하며 다시 한번 생각 다듬을 기회 가졌다"며 "1950년, 한 70~80년 전 전세계에서 한국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면서 자유 지키기 위해 달려온 청년들 없었다면, 번영 밑바탕인 자유민주주의가 가능하겠냐는 것이 모티브"라고 했다.
오 시장은 의견수렴을 바탕으로 한 디자인 가안 중 높이가 조절 가능한 태극기 게양대 조형물을 짚으면서 "태극기는 들어갈 수도 안 들어갈 수도 있다"며 "태극기 활용이 제일 상징물로서 설득력 있고 공감대 형성이 가능하다고 개인적으로는 보는데 나중에 공모하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했다.
시는 2025년 9월까지 준공을 마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국토교통부 산하 국가건축정책위원회와의 협의, 열린광장운영시민위원회 심의 및 전문가 자문을 거친다. 오는 9월부터 설계 공모를 추진하고, 12월 기본 및 실시설계에 착수한 후 내년 5월 본격적인 공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시는 탈락하는 공모 설계안까지 포함해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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