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업계에 따르면 LS그룹은 올해 상반기 매출 13조3593억원, 영업이익 618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 18.9% 증가했다.
LS전선과 LS일렉트릭, LSMnM, LSI&D 등 주요 계열사들이 대부분 성장한 결과다. 계열사들의 약진은 늘어나는 전력 수요에 따른 호황과 더불어 구리 가격 상승세가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김장원 BN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LS 실적과 관련해 "LS전선은 전력부문 및 자회사의 실적이 개선됐고, 전력부문의 호조는 LS일렉트릭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해 예상을 상회하는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며 "정기 보수가 종료된 LSMnM이 기대에 못 미쳤던 1분기 실적을 2분기에 만회했고, LSI&D는 구리 가격 상승 효과가 컸다"고 분석했다.
LS그룹 매출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동제련 회사 LSMnM의 경우 올해 상반기 매출 5조7094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7.7% 성장했다
LSMnM이 제련한 구리 상당량은 계열사 LS전선으로 향한다. 전선업계는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판매 가격에 반영하는 '에스컬레이션(물가 변동과 계약금액 연동)' 조항을 적용 받아 기존 재고들도 현재 구리 가격 상승분만큼 이득을 보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원재료 부담보다 판가 상승이 더 커 구리 가격 상승이 LS전선에 호재로 작용한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대표적인 외생 변수인 구리 가격에 따라 그룹의 가치가 널뛰기하고 있는 점은 불안요소로 꼽힌다. 실제 지난 5월 18만원 이상 치솟았던 LS 주가는 지난달 11만원대로 떨어졌는데,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른 구리 가격도 지난 5월 톤당 1만 달러를 돌파했다가 지난달 8000달러대까지 하락했다. 최관순 SK증권 애널리스트는 "LS의 주가 하락은 전력망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 및 구리 가격 하락이 주된 원인"이라고 말했다.
LS는 구리 가격과 유사한 흐름을 보이는 주가의 안정화를 위해 주력 사업인 전력에 최근 힘을 싣고 있다. 전력 수요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특히 전력 수요를 필요로 하는 데이터센터가 즐비한 미국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실제 LS의 상반기 북미 매출은 2조55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2% 성장했다.
LS전선은 지난 7월에도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해저케이블 공장 건립에 9400여억원의 투자를 발표했으며, 2028년부터 본격적으로 매출이 발생될 예정이다. 20년 이후 대형 해저케이블 수주가 이어지고 있는 업황을 고려할 때 전력망 수요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다.
내수보다 해외서 더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LS일렉트릭도 상반기 북미에서만 6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30.3% 증가한 규모로, 전체 매출의 23.3%를 차지한다. 반면 중국 매출은 경기 침체 여파로 같은 기간 반토막 수준인 1305억원에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인프라 전반의 전력망 교체 시기가 도래한 데다 AI 열풍과 반도체, 배터리 공장 건립 등의 영향으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미·중 갈등 여파로 미국이 중국산 장비를 배제하고 있어 국내 변압기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얻는 점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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