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가 중국산 배터리와 반도체 등에 대한 관세 인상을 추진한다. 이미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100% 관세 폭탄를 확정한 가운데, 미국·유럽연합(EU) 등 서방 동맹국들과 보조를 맞추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캐나다 재무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중국에서 수입되는 배터리와 배터리 부품 반도체, 핵심 광물 및 금속, 태양광 제품 등에 대한 관세 인상을 위해 이날부터 30일간 의견 수렴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재무부는 이러한 "잠재적 조치는 중국의 불공정 무역 정책 및 관행으로부터 캐나다 근로자와 중요 부분 투자를 보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EU 등의 대중국 정책과 보조를 맞추고 있는 캐나다는 내달 1일부터 중국 전기차와 철강·알루미늄에 대해 각각 100%, 2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이번에 관세 인상 품목 추가를 검토하는 것 역시 서방 동맹국과 발을 맞추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앞서 중국 당국은 지난 9일 보복성 조치로 캐나다산 유채씨(카놀라유 원료)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개시했다. 중국은 전기차 관세와 관련해 캐나다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면서 “전형적인 보호무역주의”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中, EU 설득 총력전..."전기차 관세 인하될 듯"
한편 중국은 EU의 대중국 전기차 폭탄 관세에 대응해 EU산 유제품과 돼지고기 등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실시 중이다. 다만 최종 관세가 아직 확정되지 않은 만큼 중국은 EU를 설득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리페이 중국 상무부 부부장(차관)은 전날 유럽에서 사빈 웨이안드 EU 집행위 통상총국장과 회동했으며, 다음 주에는 왕타오 중국 상무부장(장관)이 유럽을 찾아 발디스 돔브로브스키스 EU 통상담당 집행부위원장과 만난다. 두 사람은 관세 조정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중국은 협상을 통해 EU가 중국 전기차에 대한 관세 부과를 철회하도록 설득하거나, 추가 관세율을 최대한 낮추도록 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EU는 관세를 소폭 인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이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하기도 했다. 협상을 앞두고 EU 측이 한발 양보한 것이라는 평가다.
SCMP에 따르면 EU가 중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인하할 경우, 미국 제조사 테슬라는 중국에서 생산된 차량에 부과되는 추가 관세율이 기존 9%에서 7.8%로 인하된다.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경우 상하이자동차(SAIC)의 추가관세율은 36.3%에서 35.3%로, 지리(Geely)는 19.3%에서 18.8%로 낮아진다. 여기에 EU가 모든 수입 전기차에 적용하는 기본 관세인 10%가 추가로 부과된다. 이렇게 되면 테슬라는 17.8%, SAIC는 45.3%, 지리는 28.8%의 관세를 물게 될 전망이다.
앞서 EU는 지난달 19일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최종 관세율을 현행 10%에서 27.0∼46.3%로 높이는 확정 관세 초안을 발표했다. EU는 오는 10월 27개 회원국 투표를 거쳐 관세 시행 여부와 관세율을 확정지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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