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산하 발전사 노동조합을 취재할 때 한 관계자가 했던 말이다. 폭염 속에도 이들은 '공정한 인사'를 위해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왔다. 에너지 대전환 시기를 이끌 발전사 수장을 임명하는 데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현재 한전 산하 발전사 5곳 중 일부 기관의 사장 인선 절차가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다. 한국서부발전과 한국중부발전은 사장 후보 3배수 추천이 이뤄졌고 한국동서발전과 한국남동발전, 한국남부발전은 아직 뚜렷한 윤곽이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가 국회와 기획재정부 앞을 찾는 이유는 단순하다. '보은 인사' 혹은 '낙하산 인사'를 저지하기 위해서다. 이번 인선 과정에서는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정치인들이 많다. 통상 발전사 사장은 한전과 산업통상자원부 출신, 내부 인사 등으로 채워져 왔다. 그간 관례를 깨고 정치인 출신 인물이 사장으로 임명될지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뿐만 아니라 2038년에는 신규 원전 도입과 무탄소 전원 증가로 원전 35.6%, 석탄 10.3%, LNG 11.1%, 신재생 32.9%, 수소·암모니아 5.5%, 기타 4.6%로 이뤄질 전망이다.
남동발전은 석탄발전 비중이 84%에 달한다. 탈탄소 기조에 맞춰 기민하게 대응해야 하는데 에너지 업계와 무관한 조직 수장은 걸림돌이 될 뿐이다.
고마운 사람에게 보답을 하는 건 인지상정이다. 다만 사의(謝意)에 기인한 인사가 한 조직의 명운을 좌지우지한다는 것은 안 될 말이다. 불볕더위에도 투쟁을 이어가는 노동자들의 바람이 공염불에 그치지 않길 바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