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은 30일 서울 양천구 방심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텔레그램은 디지털 성범죄 외에도 음란·성매매, 마약, 도박 등 텔레그램 내 유통되는 불법 정보에 대해서도 다각적으로 협력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방심위는 지난 27일부터 이틀에 걸쳐 텔레그램과 첫 대면 실무 협의를 열었다.
류희림 위원장은 "이를 위해 불법성 판단 등 내용 심의에 전속적 권한을 가진 방심위의 요청 시 이를 적극 수용해 텔레그램 내 불법 정보를 신속하게 삭제·차단 조치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텔레그램이 향후 한국 경찰청, 방송통신위원회와도 전향적으로 협의해 나가겠다는 의사를 나타냈다고 강조했다.
류 위원장은 "텔레그램 측은 앞으로 방심위와 구축한 핫라인 외 전담 직원과 상시 연락이 가능한 별도의 추가 핫라인을 개설하고, 실무자 협의를 정례화하기로 했다"며 "지난 27일과 28일 열린 두 차례 회의에서도 한국의 사용자들이 보다 안전하고 건전하게 텔레그램을 이용할 수 있도록 유관 기관과도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을 재차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방심위는 삭제 요청에 대한 텔레그램의 대응도 빠른 편이었다고 평가했다. 이동수 국장은 "9월 삭제 요청한 148건 기준으로 가장 늦게 삭제 처리된 시간이 36시간 이내였고, 빨랐을 때는 이보다 훨씬 빨리 대응했다"고 말했다.
방심위는 또 올해 들어 이달 25일까지 경찰청에 수사 의뢰한 디지털 성범죄 정보는 총 93건으로, 텔레그램발 딥페이크 사태 이후 더욱 적극적인 조치가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방심위는 텔레그램이 한국 기관과 대면으로 만난 것이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앞으로 다른 글로벌 기업들과의 공식적인 협력회의 석상에 나올지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고 짚었다. 이 국장은 "메타코리아, 엑스코리아 등 다른 글로벌 플랫폼은 국내에 상주해 있어서 협력회의를 하는데, 이 안에 텔레그램이 들어오느냐 여부는 아직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국장은 "다만 텔레그램과 상시적으로 이메일, 휴대폰, 화상회의 등으로 연락이 가능하고 심도 깊은 논의가 필요한다면 대면회의도 가능하다"며 "다음 대면회의 시점을 특정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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