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제102대 행정부인 이시바 시게루 총리(67) 내각이 1일 출범했다. 이시바 총리는 중의원(하원)을 조기 해산하고 27일 총선을 실시해 새 정권 출범에 대한 기대를 의석수로 연결시킨다는 방침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자민당 총재로 선출된 이시바 총리는 이날 열린 중의원과 참의원(상원) 총리 지명 투표에서 각각 과반 득표를 해 무난히 총리 자리에 올랐다. 이어 일본 왕궁에서 총리 임명식과 각료 인증식을 거쳐 이시바 내각이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새 내각에서 방위상 출신은 이시바 총리를 비롯해 이와야 다케시 외무상(67), 나카타니 겐 방위상(66),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63)이다. 마이니치신문은 “이시바 총재는 ‘국방족’ 대표 격으로, 당내 인맥이 빈약하다”며 “자신과 개인적 친교가 있는 의원을 기용한 결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또한 아사히신문은 "안보정책에 정통한 베테랑을 배치해 총재 선거에서 공약으로 내세운 미일지위협정 개정과 아시아판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창설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진용이라고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여성 각료는 현재 5명보다 3명 적은 2명이다. 신임 각료 중 여성은 아베 도시코 문부과학상(65), 미하라 쥰코 저출산정책상(60)이다.
처음 입각하는 의원 중 이들을 제외한 남성 11명 가운데 50대는 후쿠오카 다카마로 후생노동상(51), 마키하라 히데키 법무상(53), 다이라 마사아키 디지털상(57), 사카이 마나부 국가공안위원장(59), 기우치 미노루 경제안보담당상(59) 등 5명이다.
아사오 게이이치로 환경상(60), 이토 다다히코 부흥상(60),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63), 오자토 야스히로 농림수산상(66), 무토 요지 경제산업상(68)은 60대다.
아사히신문은 “뒷돈 문제로 정치자금 수지보고서 미기재가 발각된 의원은 기용하지 않고, 아베파의 입각은 보류했다”고 설명했다.
이시바 총리는 9일 중의원을 해산하고, 27일에 총선을 실시할 계획이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은 총리가 국회를 해산해 국민에게 정권의 신임을 물을 수 있다. 새 내각이 탄생하면 조기 총선으로 민심을 확인하고 국정 동력을 얻는 것은 드문 일은 아니다.
마이니치신문이 자민당 총재 선거 직후인 지난달 28∼29일에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시바 총재에게 기대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52%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기대하지 않는다’는 30%, ‘모르겠다’는 17%였다. 자민당 지지율도 지난달보다 4%포인트 상승한 33%였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은 조기 총선에 반발하고 있다. 노다 요시히코 입헌민주당 대표는 “국민에게 신뢰를 묻기 위한 판단 재료도 갖추기 전에 토론서 도망치려 한다”며 “이것은 ‘비자금 해산’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오이시 아키코 레이와 신센구미 공동대표는 이날 중의원 본회의에서 총리 지명 선거 투표에 앞서 “비자금 은폐 해산을 그만두라”는 피켓을 들고 등장하기도 했다.
이시바 총리는 지난달 27일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당선됐다. 처음 입각하는 인사는 13명으로, 2001년 이후를 기준으로 2019년 아베 신조 내각, 2021년 기시다 내각과 함께 역대 가장 많은 수다.
일본에서 총리가 바뀐 것은 2021년 10월 이후 3년 만이다. 전임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이끄는 내각은 이날 오전 총사퇴했다. 기시다 총리의 재임기간은 1094일로 전후 역대 8번째였다.
한편 이시바 내각의 통화정책 긴축 우려에 지난달 30일 4.8%나 급락했던 닛케이225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이날은 2% 가까이 급반등하며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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