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역행하는 은행 대출금리…벌어진 예대금리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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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기 기자
입력 2024-10-0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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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장금리가 본격적인 내림세로 돌아섰지만 은행 대출금리는 오히려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하나은행도 이달 1일부터 대면·비대면 전세대출 상품 감면금리를 0.2~0.5%포인트 축소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2일부터 주택담보대출 0.15~0.2%포인트, 전세자금대출 0.2%포인트 등 금리를 상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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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반기 역대급 실적 가능성…횡재세·상생금융 논의 재연될 수도

서울 시내에 설치돼 있는 주요 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사진아주경제DB
서울 시내 은행에 설치돼 있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사진=아주경제DB]

시장금리가 본격적인 내림세로 돌아섰지만 은행 대출금리는 오히려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은행이 이달 들어 연이어 대출금리를 높이면서 향후 예금·대출금리 격차(예대마진)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하반기 은행 경영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횡재세나 대규모 상생금융 등 논의가 재점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6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지난 4일부터 변동·혼합형 주택담보대출과 일부 신용대출 상품 금리를 0.2%포인트씩 상향 조정했다. 전세자금대출 금리도 보증기관에 따라 0.15~0.25%포인트 인상했다. 신한은행도 이날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1~0.2%포인트 높이고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보증기관과 만기에 따라 0.1~0.45%포인트 높였다.

앞서 지난달 30일 NH농협은행은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상품 우대금리를 최대 0.5%포인트 줄였다. 하나은행도 이달 1일부터 대면·비대면 전세대출 상품 감면금리를 0.2~0.5%포인트 축소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2일부터 주택담보대출 0.15~0.2%포인트, 전세자금대출 0.2%포인트 등 금리를 상향 조정했다. 한 주 사이 5대 은행이 모두 금리 조정에 나선 것이다.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높이는 이유는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증가세 관리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반기 들어 △가산금리 인상 △취급 제한·심사 강화 △모집인 대출 중단 등 가계대출 문턱을 높였음에도 여의치 않자 또다시 가산금리를 높이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은행 대출상품 원가에 해당하는 조달금리는 곤두박질치고 있다는 것이다. 가계대출 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지표 중 하나인 은행채 1년물과 5년물 금리는 지난 2일 현재 각각 연 3.192%, 3.159%다. 3개월 전과 비교하면 0.284%포인트, 0.331%포인트 낮아졌다. 1개월 전과 비교해도 0.173%포인트, 0.171%포인트 떨어지는 등 시장금리는 본격적으로 내림세를 타고 있다.

은행 조달금리는 내리는데 대출금리는 오르면서 예대금리차는 확대되고 있다. 지난 8월 5대 은행의 가계 예대금리차(정책서민금융 제외)는 평균 0.57%포인트로 전월 대비 0.136%포인트 확대됐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은행들이 금융당국 압박에 마지못해 대출금리를 확대하면서 뒤로는 표정 관리를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가 예대금리차로 역대급 실적을 거둔 은행권에 상생금융을 압박하는 상황이 재연될 것이란 목소리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계대출 규모가 늘어나고 있는데 예대금리차까지 확대되면 은행 경영실적은 큰 폭으로 개선될 수밖에 없다”며 “다만 횡재세 논의가 재점화하거나 대규모 상생금융을 압박받는 등 여론이 악화할 수 있다는 점은 은행으로서는 부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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