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월부터 시작된 전공의 집단사직으로 전국 병원의 의료인력 부족현상이 심화한 가운데, 서울시와 경기도가 ‘의사 특별수당’ 명목으로 6개월간 약 240억원의 예산을 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자체의 막대한 예산투입에도 인력난은 좀처럼 해결될 기미가 없다. 피로 누적에 따라 사직서를 제출하는 전담의도 늘고 있어 이를 달래기 위한 100억대 추가 예산 투입도 전망된다.
6일 서울시와 경기도에 따르면 두 지자체는 각각 전공의 집단사직에 의한 추가 보조금으로 지난 3월부터 9월까지 246억6000만원을 권역응급의료센터에 지급했다.
경기도는 6월과 9월에 각각 18억6000만원과 50억원을 아주대병원을 포함한 9개 권역응급의료센터에 지급했으며, 이 중 63억6000만원이 특별수당 명목으로 전달됐다. 인력 유출 장기화에 따른 피로도 누적을 고려한 특별수당이라는 게 경기도 측의 설명이다.
경기도는 지난 6월 9개 센터 전담의사 133명을 대상으로 특별수당을 지급한 바 있다. 9월까지 비슷한 수의 의사에게 수당을 지급했다고 보면, 3개월간 1인당 약 5000만원의 특별수당이 도 예산으로 지급된 것으로 추정된다. 경기도는 또 아주대병원만을 위한 특별수당으로 5억원을 별도 책정하기도 했다.
권역응급의료센터에 투입된 보조금의 출처는 서울시와 경기도의 예비비로 연말까지 추가 보조금 투입이 불가피하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히 240억원에 달하는 시·도 예산이 3~9월 6개월간 집중 투입된 점을 고려하면, 연말까지 100억원 규모의 추가 예산 투입도 점쳐진다. 서울, 경기 대비 의사인력이 더 부족한 지방까지 계산하면 전공의 사직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 관계자는 “전공의 사직에 따른 전담의들의 피로도가 극에 달해 추가 사직서를 제출하는 의사들이 늘고 있다”며 “지자체가 책정한 보너스는 남아있는 의사들을 달래고 추가 인력유출을 막기 위한 수단”이라고 말했다.
수백억대 예산이 의사들의 특별수당으로 쓰이고 있는 상황에서도 의사인력 충원은 쉽지 않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전국 211개 수련병원 전공의 전체 출근율은 8.7%(1만3531명 중 1176명)로 1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빅5 병원 전공의 전체 출근율도 8.4%(2442명 중 204명)로 비슷한 상황이다. 같은 기간 인턴을 제외한 레지던트 전체 출근율은 10.2%(1만463명 중 1070명), 빅5 병원 레지던트 출근율도 10%(1922명 중 189명)다. 제조기업에 대입하면 100명이 해오던 작업량을 10명이 할당받아 업무를 이어가고 있는 것과 비슷한 상황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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