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6·25전쟁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며 싸워준 혈맹 필리핀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하고 한·필리핀 양국 관계를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시키는 미래 비전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필리핀 유력 일간지인 필리핀 스타는 7일(현지시간) '윤 대통령, 한·필리핀 관계 사상 최고(Yoon: Philippines, South Korea relations stronger than ever)'란 제목으로 1~2면에 걸쳐 게재한 서면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보도했다.
윤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젊고 활기찬 인구 구조와 풍부한 자원을 가진 필리핀과 제조업과 첨단 산업 분야에서 높은 역량을 갖춘 한국 간의 협력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라고 평가했다.
또 "2024년이 양국 관계가 새로운 도약을 맞이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면서 "특히 양국 관계 발전의 중심축이 돼 온 무역과 투자를 한층 더 확대하기를 희망하며, 한·필리핀 FTA가 발효되면 무역과 투자가 획기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이어 "한·필리핀 양국이 핵심 광물, 에너지, 디지털과 같이 글로벌 경제 환경의 발전과 변화를 선도하는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 양국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진화시켜 나갈 것"이란 비전도 제시했다.
아울러 필리핀이 아세안의 창설 멤버이자 인·태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지역 정세와 관련한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고, 지정학적 갈등, 공급망 위기, 기후 변화 등 글로벌 도전에 함께 대응해 나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필리핀은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먼저 병력을 파병했고, 7420명의 필리핀 참전용사는 전쟁 기간 주요 전투에서 혁혁한 공을 세웠다"며 필리핀의 6·25전쟁 참전 용사에 대한 감사도 표했다.
필리핀에서 추진 중인 군 현대화 사업을 통한 필리핀과의 국방 협력 추진 의지도 내비쳤다. 윤 대통령은 "한국은 단순한 방산 수출을 넘어 기술 이전, 교육훈련 및 정비 지원 등 상호 호혜적 방산 협력을 추구하고 있다"며 "양국의 방산 협력이 필리핀의 자주국방 구축과 방위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필리핀과 중국 간에 벌어지는 영유권 분쟁에도 원칙적 입장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남중국해는 한국의 에너지 수입과 수출입 물자 수송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해상교통로"라며 "남중국해의 평화와 안정은 인·태 지역의 공동 번영을 위해서도 필수적(pivotal)"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은 최근 남중국해 해상 및 상공에서의 충돌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명해 왔으며, 앞으로도 이 해역에서 항행과 상공 비행의 자유, 그리고 규칙 기반 해양 질서의 중요성을 일관되게 지지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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