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사냥꾼 타깃된 '하이트론'… 무자본 M&A 전철 밟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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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우 기자
입력 2024-10-10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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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안장비 전문업체 하이트론시스템즈(이하 하이트론)의 주가 움직임이 심상찮다.

    하이트론은 지피씨알 인수를 위한 CB 발행 외에도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유 대표가 선임된 2개월 후인 지난달 하이트론은 45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으며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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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잦은 대표이사 변경·CB 발행 등

  • 대표 기업사냥 전례 의혹 눈초리

사진하이트론
[사진=하이트론]

보안장비 전문업체 하이트론시스템즈(이하 하이트론)의 주가 움직임이 심상찮다. 지난해 회생절차를 신청하는 등 수익성이 크게 훼손됐던 기업의 주가가 한 달 새 5배에 가까운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잦은 대표이사 변경과 유상증자, 전환사채(CB) 발행 등 시장에서는 기업사냥꾼의 타깃이 된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이트론의 주가는 지난 8일 기준 4225원을 기록하며 한 달 전인 지난달 6일(906원)보다 4.7배 급등했다. 하이트론 주가 급등 배경에는 신약개발 이슈가 자리잡고 있다. 표적항암제 개발기업 ‘지피씨알’을 인수한다는 발표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이트론이 신약 개발 등 사업다각화에 박차를 가하게 된 시점은 지난 7월 유앤디(한국명: 유철우) 대표이사가 선임된 이후다. 문제는 유 대표가 무자본 인수합병(M&A)으로 유명한 ‘기업사냥꾼’으로 알려졌다는 점이다.
 
IB업계에 따르면 유 대표는 △에이치앤비디자인 △셀루메드 △세종메디칼 등을 통해 메자닌 투자를 이어온 인물이다. 이들 회사에서 CB 발행을 통해 메자닌 투자를 하고, 유상증자를 통해 경영권을 확보해왔다. 하이트론도 유 대표가 선임된 후 비슷한 정황이 포착된다.
 
우선 하이트론과 지피씨알은 모두 영업실적이 부진하다. 하이트론의 경우 지난해 회생절차를 신청할 정도로 재무적 부문이 악화됐다. 그럼에도 지피씨알을 인수해 새로운 사업분야에 진출하겠다고 공표한 상황이다.
 
재무적 부문이 어려운 만큼 자금조달이 관건인 사안인데 하이트론은 자금조달 계획부터 발표한다. 하지만 자금조달을 하겠다는 발표와 납입 시차가 6개월 이상 차이난다는 점이 이례적이다.
 
통상 CB발행과 유상증자는 납입시점보다 1~2개월 전 공시한다. 이에 일각에서는 자금조달 소식을 미리 알려 주가를 부양하려는 목적이 강한 게 아니냐고 해석한다.
 
하이트론은 지피씨알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오는 11일 341억원 규모의 29회차 CB를 발행할 예정이며 발행된 CB는 지피씨알 지분과 상계된다. 아울러 내년까지 CB발행과 제3자 유상증자를 각각 4차례, 2차례씩 진행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달에는 100억원 규모의 25회차 CB를 발행해 지피씨알 투자자들의 일부 지분을 인수했다.
 
하이트론은 오는 23일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때 신동승 지피씨알 대표가 사내이사로 선임돼 각자 대표이사를 맡아 신약개발을 주도할 방침이다. 같은 날 정관상 사업목적에도 생명공학 관련 신약연구개발 사업 등이 추가될 예정이다.
 
지피씨알의 경우 지난 6월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 청구를 자진철회했다. 이에 하이트론 인수가 지피씨알 우회상장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하이트론은 지피씨알 인수를 위한 CB 발행 외에도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유 대표가 선임된 2개월 후인 지난달 하이트론은 45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으며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당초 신주인수계약 당사자는 위드윈투자조합74호에서 로얄파인즈파트너스(이하 로얄파인즈)로 변경됐다. 이에 내년 4월30일 로얄파인즈가 최대주주에 올라설 예정이다. 해당 회사는 유 대표가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다.
 
만약 로얄파인즈가 하이트론 최대주주에 올라서면 ‘하이트론→로얄파인즈→유앤디 대표’의 지배구조를 완성하게 된다. 결국 유 대표는 사실상 투입하는 자금 없이 하이트론의 실질적인 주인이 되는 셈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하이트론이 수차례 CB 발행을 통해 지피씨알 지분을 인수하고 있으며, 지피씨알은 하이트론의 전환사채를 저가로 취득하고 주식으로 전환해 보유할 것”이라며 “지피씨알 신약개발 이슈로 하이트론 주가를 지속적으로 끌어올려 향후 매도를 통해 시세차익을 얻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자금조달 실패 시 하이트론이 신사업으로 추진 중인 바이오 사업 차질도 불가피하다”며 “자금조달을 위한 공시시점과 납입시점이 6개월 이상 차이나는 점도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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