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한국거래소 상장공시시스템(KIND)에 따르면 이날까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자율 공시한 상장사는 19곳이다. 이 중 증권사는 키움증권, 메리츠금융지주, 미래에셋증권, DB금융투자 4개 사다.
안내 성격의 예고 공시까지 포함하면 전체 56곳 중 증권업(지주 포함)은 KB금융, 키움증권, 우리금융, 신한지주, BNK금융, 메리츠금융, 하나금융, 미래에셋증권, DB금융투자, NH투자증권 등 10곳이다.
키움증권은 상장사 중 1호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했다. 지난 5월 밸류업 계획을 발표한 키움증권은 3개년 중기 목표로 △목표 자기자본이익률(ROE) 15% △주주환원율 30%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이상을 제시했다.
다음으로 메리츠금융이 지난 7월 금융지주 중 최초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했다. 메리츠금융은 매 분기마다 실적 공시와 함께 기업가치 제고 계획과 이행 현황을 공유할 것이라 밝히면서 모범 사례로 주목받았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8월 오는 2026년까지 주주환원성향 35% 이상 달성, 2030년까지 자기주식 1억주 소각 등 단기·중장기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개했다.
중소형 증권사 중에는 DB금융투자가 처음으로 지난달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선보였다. DB금융투자는 오는 2027년까지 △ROE 10% 이상 △2027년 PBR 업종평균 상회 △향후 3년간 주주환원율 40% 이상 달성이란 목표를 설정했다.
선제적으로 공시한 키움증권, 메리츠금융, 미래에셋증권은 특례 편입이 인정돼 지난달 'KRX밸류업 지수'에 포함됐다. 다만 밸류업 공시에도 DB금융투자는 시총 요건(5000억원)을 충족하지 못해 밸류업지수에서 제외됐다.
DB금융투자 공시 후 증권사의 추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은 감감무소식이다. 예고 공시도 지난 8월이 마지막으로 추가 공시는 내년으로 밀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증권사 중 자기자본 2위(8조5515억원)인 한국금융지주(한국투자증권 모회사)는 아직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금융은 지속적으로 주주 환원이 인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지만 뚜렷한 주주 환원책과 자사주 매입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금융은 자체적인 성장만으로도 높은 ROE를 기록해 추가 주주 환원책 제고 의지가 적다"고 분석했다.
또 자기자본이 4위(6조6083억원)로 NH투자증권(7조1459억원)과 규모가 비슷한 삼성증권은 아직 밸류업 예고 공시도 나오지 않았다. 밸류업 공시가 늦어지면서 삼성증권은 밸류업지수 편입도 불발됐다.
박종문 삼성증권 대표는 지난 8월 열린 '금융위-증권사 CEO(최고경영자) 간담회' 직후 밸류업에 신속히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표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카드 등에서도 공시가 지연되면서 삼성금융네트웍스 차원에서 계획을 내놓을 것이라 예상한다.
NH투자증권은 현재 예고 공시한 상태로 오는 12월까지 자율 공시할 계획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이사회에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사업포트폴리오 재편방향'을 보고했고 이를 토대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보다 구체화하는 과정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 증권업종의 밸류업은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이라며 "DB금융투자 밸류업 공시로 중소형 증권사의 주주 환원 계획 참여 가능성은 확대되고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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