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지직 33년의 삶...퇴직 후엔 등산도 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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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박기현 기자
입력 2024-11-07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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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명현 여수시 산림과 과장이 33년의 공직 생활을 마무리하며 희망퇴직을 신청했다.

    배 과장은 임업직으로 공직에 입문한 이후 나무를 심고 가꾸며 숲을 지켜왔으며, 세월이 흐르면서 우람한 나무들을 간벌하고 보존하는 일로 업무의 성격이 변화했다고 말했다.

    초임 시절을 회상하며 그는 "읍면별로 산림 구역이 지정되어 있었고, 산불이 발생해 큰 피해가 생기면 담당 읍면장이 책임을 져야 할 만큼 산림 관리는 엄중한 시기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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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명현 여수시 산림과 과장 공직 마무리

  • "소라면 수암산 산불 잊지 못해, 소방 헬기 없어 직원들 손으로 낙엽 긁어 꺼"

  • "후배들이 산림 보존 중요성을 더욱 키워가길 기대"

여수시 산림과 배명현 과장이 33년의 공직 생활을 마무리하며 희망퇴직을 신청했다 사진박기현 기자
여수시 산림과 배명현 과장이 33년의 공직 생활을 마무리하며 희망퇴직을 신청했다. [사진=박기현 기자]

배명현 여수시 산림과 과장이 33년의 공직 생활을 마무리하며 희망퇴직을 신청했다. 

공직을 떠나는 시점은 불과 6개월 후이지만,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기 위해 결심을 굳혔다고 전했다.

배 과장은 “산불에 대한 긴장의 연속이었던 녹지직 33년의 삶”이라며 “퇴직 후엔 등산도 하지 않을 것 같다”는 농담 섞인 인사를 남겼다.

여수시 전체 토지의 약 60%가 임야이며, 그중 80%는 개인 소유 산지로 구성되어 있지만, 시에서 숲의 중요성을 고려해 관리와 보존을 직접 책임져왔다. 
 
배 과장은 임업직으로 공직에 입문한 이후 나무를 심고 가꾸며 숲을 지켜왔으며, 세월이 흐르면서 우람한 나무들을 간벌하고 보존하는 일로 업무의 성격이 변화했다고 말했다.

초임 시절을 회상하며 그는 “읍면별로 산림 구역이 지정되어 있었고, 산불이 발생해 큰 피해가 생기면 담당 읍면장이 책임을 져야 할 만큼 산림 관리는 엄중한 시기였다”고 밝혔다. 이러한 체계 덕분에 오늘날 울창한 여수의 산림이 보존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2002년, 소라면 수암산에서 발생한 산불은 배 과장에게 특히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아있다. “당시 여수에는 소방 헬기가 없어서 직원들이 손으로 낙엽을 긁어가며 밤을 새워 불을 껐다”며, 촌각을 다투는 상황에서 맨손으로 산을 지켜낸 순간을 회상했다. 그 시절에는 방화범의 위협도 잦아 한밤중에 여러 산불이 발생하며 진화 작업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산림과 녹지직 직원들은 연중 비상 근무 체제로 운영되며, 산불 예방 기간인 11월 초부터 5월 말까지는 산불 비상 근무를, 6월부터 9월까지는 폭우로 인한 산사태 대비 비상 근무를 이어왔다.

배 과장은 “그렇게 지켜온 숲이 지구 온난화와 도시 열섬현상을 제어하며 맑은 공기와 물을 제공하고, 시민들에게 산림욕과 둘레길 걷기 등 자연 체험을 선사한다는 점에서 큰 보람을 느꼈다”고 강조했다. 

배 과장은 이번 희망퇴직에 앞서 산림과와 공원과 업무가 전문성을 갖춘 녹지직 후배들에 의해 이어지기를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후배들이 지구 온난화에 대응하는 도시 숲 정책을 개발하며 산림 보존의 중요성을 더욱 키워가길 기대한다”고 전하며, 특히 정 시장에게 연말 인사에 대한 당부를 남겼다.
  
마지막으로 배 과장은 오랜 동료인 이은철 팀장의 희망퇴직과 위영량 팀장의 명예퇴직 소식에 아쉬움을 표하며 “전문성을 갖춘 후배들의 책임이 막중해져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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