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라도 직원들 앞에서 사과하고 조금이나마 명예롭게 퇴진하는 게 바람직하다.”
대한체육회 노동조합은 12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회관에서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을 향해 퇴진을 촉구했다.
스포츠공정위원회가 이날 오후 이 회장의 3선 자격 심의를 시작한 가운데 노조는 “이기흥 물러나라”를 외치며, 공정위에 상식에 입각해 심사할 것을 요구했다.
김성하 대한체육회 노동조합 위원장은 “이기흥 체육회장의 연임을 위한 행보를 구성원들조차 받아들일 수 없었다”며 “잇따른 감사와 외부 지적 사항에도 회피하고 도망가기에 급급하다. 모든 책임을 직원들에게 떠넘기는 듯한 부분을 더 이상 좌시할 수가 없어서 단체 행동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한체육회는 대한민국 체육 발전을 위해서 존재하는 체육행정기관이다”라며 "이기흥 회장의 리더십으로 인해서 체육 행정 본업을 할 수 없고, 외부 수사, 감사 등 국민의 지탄을 받는 기관이 됐다. 직원들이 도저히 사명감과 책임감을 갖고 근무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됐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더 이상 이런 회장 아래에서 근무할 수 없다는 판단에 연임에 반대하는 활동에 나서게 됐다”며 이 회장이 문화체육관광부의 직무정지 통보에 가처분 신청을 낸 것을 거론하며 "본인의 행동이나 행위에 대한 조금의 부끄러움도 없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대한체육회 회장을 뽑는 선거제도를 뜯어고쳐야 한다고 봤다. 김 위원장은 “지금의 선거제도에서는 제2, 제3의 이기흥이 나오지 말라는 법이 없다”며 “주무 부처, 유관단체들, 학계에서 선거제도를 면밀하게 검토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작금의 상태에 이르기까지 한 상황에서 또 연임을 시도하는 것은 직원들에 대한 모독이자 체육 발전을 저해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며 “단체 활동에 나서게 된 이유”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지금 회장이 만약 역임한다면 이 회장 체제 아래에서 4년을 더 직원들이 근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를 감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투쟁과 저항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며 “다가올 차기 회장 선거에서는 보다 투명하고 공정하고 책임의식을 가진 회장이 선출되길 노조로서 바라는 바”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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