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완 차기 우리은행장 앞에 산적한 과제…전면 쇄신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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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기 기자
입력 2024-11-2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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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부통제·갈등봉합·경영실적 '세 마리 토끼' 잡아야

정진완 우리은행장 후보 사진우리금융지주
정진완 신임 우리은행장 후보 [사진=우리금융지주]

정진완 우리은행 중소기업그룹 부행장이 차기 우리은행장으로 내정되면서 앞으로 그가 풀어야 할 과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우리금융지주·우리은행 검사 결과 발표를 내달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는데, 그 결과에 따라 정진완 후보의 역할이 대폭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29일 은행권에 따르면 차기 우리은행장의 최우선 과제로는 ‘무너진 내부통제 시스템 복구’가 꼽힌다. 우리은행에서는 손태승 전 우리금융그룹 회장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을 비롯해 올해만 네 차례의 금융사고가 적발됐다. 외부인이 제출한 허위 서류를 걸러내지 못했고 영업점 행원이 100억원대 횡령을 저지르기도 했다. 일련의 사건을 겪으면서 저하된 내부 구성원들의 사기를 올리기 위해서라도 고강도 쇄신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손 전 회장 관련 부당대출을 알고도 금융당국에 보고하지 않은 혐의로 수사선상에 오르면서 낙마한 만큼 차기 우리은행장의 어깨는 더 무겁다. 다음달 금감원이 발표할 우리금융지주·우리은행 검사 결과에 따라 최악의 경우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게 된다면 주력 계열사 수장으로서 역할이 더욱 커질 수 있다.

두 번째로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계파 간 갈등도 봉합해야 한다. 우리은행 안팎에서는 두 은행의 대등 합병을 통해 우리은행(당시 한빛은행)이 탄생한 뒤 파벌싸움이 계속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파벌싸움이 조직문화를 저해하고, 결국 내부통제 실패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은행은 상업은행 출신과 한일은행 출신이 번갈아가며 행장 자리를 맡는 관행이 있다. 조 행장은 상업은행 출신이고, 이원덕 전 우리은행장은 한일은행 출신이다. 임 회장이 차기 우리은행장에 정 후보를 추천하면서 기존의 그림을 따라 ‘한일파’의 손을 들어준 셈이 됐다. 따라서 취임 후 ‘상업파’와의 관계를 어떻게 가져갈지 등에 대한 정 후보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행장으로서 경영 실적도 챙겨야 한다. 그러나 이는 최근 우리은행이 처한 상황을 고려했을 때 녹록지 않은 과제다. 우리은행은 올해 기업금융 명가 재건을 기치로 기업대출 영업에 힘을 줘왔지만 이달 초 전략을 전면 수정했다. 주주환원 정책의 기준이 되는 보통주자본(CET1) 비율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우리금융지주는 CET1 비율을 내년까지 12.5%, 중장기적으로 13.0%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올해 3분기 말 우리금융 CET1 비율은 11.96%까지 내려앉은 상황이다. 우리은행이 우리금융 핵심 계열사인 만큼 당분간 대출 자산 감축 작업에 나서야 한다. 이와 동시에 당기순이익 규모도 확대하려면 비이자이익을 활용한 수익성 강화 방안을 발굴해야 한다.

우리금융그룹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는 "최근 불거진 내부통제 이슈 등을 감안해 '조직 쇄신'과 '세대 교체'에 주안점을 두고 은행장 선임 절차를 진행해 왔다"며 "기업문화 혁신 등 조직 쇄신과 기업금융 중심 영업전략을 추진할 수 있는 최고의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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