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문화체육관광부 직무 정지 통보에 불복해 제기한 집행정지 심문기일에서 "비위 혐의는 의혹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문체부는 비위 행위가 객관적으로 드러나 법령에 따라 처분했다고 반박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송각엽 부장판사)는 3일 이 회장이 문체부를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의 첫 심문기일을 진행했다. 이 회장은 이날 출석하지 않았다.
이 회장 측은 "문체부의 직무정지 통보 사유는 모두 의혹에 불과하고 정식 수사조차 개시되지 않아 객관적 자료나 증거도 없다"며 "비위 혐의 자료 대부분 문체부 관계부서에서 자체적으로 작성한 것이라 객관적이라고 볼 수 없고, 내용을 보더라도 부정채용이나 횡령 등 혐의는 의혹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문체부는 "정치적 의도에서 처분한 것이 결코 아니"라며 "직무 정지 처분을 해도 신청인의 3선 연임 도전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고, 비위 혐의에 대해 수사 의뢰가 이뤄지면 직무 정지를 시킬 수 있게 되어있으므로 법령상 요건도 모두 갖췄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대한체육회를 점검해보니 비위 행위가 여럿 드러났고 신청인은 직무정지 처분에도 불구하고 출근을 강행하는 등 법 경시 태도를 드러냈다"며 이 회장 측의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오는 10일까지 추가 의견을 서면으로 받아 검토한 뒤 결정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앞서 문체부는 지난달 11일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공직복무점검단(점검단)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이 회장에게 직무 정지를 통보했다. 점검단은 이 회장에게 딸 친구 부정 채용 지시, 후원 물품의 사적 사용, 물품 후원 요구 등 혐의(업무방해·금품수수·횡령)가 있다고 봤다.
이 회장은 이에 이튿날인 12일 서울행정법원에 직무정지 취소 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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