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2024년에 계엄 전개된 데 큰 충격…군인들 앞서 버틴 이들 용기 느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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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24-12-06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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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른 점은 모든 상황이 다 생중계"

  • "맨손으로 군인 막아…진심과 용기"

  • "젊은 경찰, 군인 태도도 인상…최대한 소극적으로 움직여"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가 6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노벨박물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가 6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노벨박물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는 한강 작가는 6일(현지시간) “2024년에 계엄 상황이 다시 전개되는 것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한강은 이날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노벨문학상 수상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이처럼 말하며 “그날밤 모두들 그랬듯 저도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소년이 온다'를 쓰기 위해서 (19)79년 말부터 진행됐던 계엄 상황에 대해서 공부를 했었다”며 “2024년에 계엄 상황이 다시 전개되는 것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2024년 겨울에 이 상황이 다른 점은 모든 상황이 다 생중계돼서, 모든 사람이 지켜볼 수 있었다는 점이라고 생각된다”며 “저도 그 모습을 지켜봤다”고 덧붙였다.
 
한강은 “맨몸으로 장갑차 앞에 멈추려고 애썼던 분들을 봤다. 맨손으로 무장한 군인들을 껴안으면서 제지하는 모습을 봤다”며 “다가오는 군인들 앞에서 버텨보려고 애쓰는 사람들의 모습을 봤다. 군인들이 물러갈 때 잘 가라고 마치 아들들에게 하듯 소리치는 모습도 봤다. 그분들의 진심과 용기가 느껴졌던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한강은 “젊은 경찰분들, 젊은 군인들의 태도도 인상 깊었다”고 했다. 그는 “많은 분들이 느꼈을 거 같은데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판단하려고 하고 내적 충돌을 느끼면서 최대한 소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그런 명령을 내린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소극적인 것이었겠지만 보편적인 가치의 관점에서 본다면 생각하고 판단하고 고통을 느끼면서 해결책을 찾으려고 했던 적극적인 행위였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라건대, 무력이나 어떤 강압으로 언로를 막는 방식으로 통제하는 과거의 상황으로 돌아가지 않길 간절히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강은 정국 혼란으로 블랙리스트에 다시 오를 가능성 등과 관련한 질문에 “아직 정확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지 몰라서 앞으로 상황을 예측하긴 쉽지 않다”며 “언어의 특성 자체가 강압적으로 눌러서 길을 막으려고 한다고 해서 잘되지 않는 속성이 언어에 있다”고 답했다. 이어 “그래서 어떤 일이 있다고 해도 계속해서 말해지는 어떤 진실이 있을 것이고, 그런 언어의 힘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한편, 한강은 이날 스웨덴 스톡홀름 노벨상박물관에서 진행된 '노벨상 수상자 소장품 기증 행사'에서 옥색 빛이 감도는 찻잔을 미리 준비해둔 메모와 함께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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