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건강보험사 유나이티드헬스케어의 브라이언 톰슨 대표(CEO)를 총격 살해한 루이지 만조니가 테러 혐의로 17일(현지시간) 기소됐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앨빈 브래그 뉴욕 맨해튼지검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만조니를 테러 목적을 위한 1급 살인 및 불법 무기 소지 등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만조니는 지난 4일 오전 6시 44분께 뉴욕 맨해튼 힐튼 호텔 입구에서 톰슨을 총격 살해한 유력한 용의자다. 그는 탄피에 '부인, 방어, 증언'이라는 문구를 새기며 살인을 치밀하게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래그는 "이번 사건은 뉴욕시의 가장 번화한 지역에서 발생했고, 평일 아침에 일어나 지역 주민과 관광객의 안전을 위협했다"며 "충격과 위협을 주는 무섭고 계획적인 표적 살인"이라고 지적했다.
9·11 테러 이후 통과된 뉴욕법에 따르면 검찰은 민간인을 위협하거나 강압하려는 의도가 있고, 협박이나 강압에 의해 정부 정책에 영향을 미치며, 살인·암살 또는 납치를 통해 정부 행동에 영향을 미칠 경우에 테러 행위로 기소할 수 있다.
만조니는 체포 당시 공익보다는 이윤을 우선시하는 건강보험사를 비판하며 "이 기생충들은 당해도 싸다"라는 내용이 담긴 선언문을 소지하고 있었다.
26세인 만조니는 메릴란드 저명한 가문 출신으로 볼티모어의 한 사립고교를 수석 졸업하고 아이비리그인 펜실베이니아 대학에서 컴퓨터공학 학사와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 사건으로 미 건강보험사에 대한 사회적 분노가 폭발적으로 일어났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기브샌드고’에만 만조니를 위한 기부금이 3만1000달러(약 4500만원) 모였다. 아울러 만조니의 얼굴 사진과 함께 ‘영웅’, ‘석방하라’는 글귀가 담긴 티셔츠와 모자를 판매하는 사이트도 등장했다.
이에 제시카 티쉬 뉴욕 경찰국장은 "이 살해를 합리화하려는 모든 시도는 정의의 원칙에 반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