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이 올해 4분기에 이어 내년에도 비수기 시즌을 이어가면서 업황 회복이 어려울 전망이다. 글로벌 스마트폰 수요 부진 지속과 이로 인한 기판 소재 수익성 회복 지연 등이 겹친 탓이다. 다만 내년 하반기에 들어서면 애플의 신제품 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기대다. 시장에선 80%에 달하는 애플향 매출을 기반으로 다시 LG이노텍의 상승세를 기대해 볼만하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따라 전기차 시장의 수요 회복이 실적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예상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의 4분기 실적은 매출 6조3000억원, 영업이익 2945억원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은 시장 컨센서스 3343억원를 밑돌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수요 부진이 지속하고 신규 공급사의 카메라 모듈 공급 점유율 확대에 따라 가격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며 “또 기판 소재 수익성 회복도 지연되고 있다”고 봤다. 이어 향후 LG이노텍 실적 상승의 반전 계기로 내년 하반기 북미 고객사의 신규 전략 모델 판매량 증가와 스마트폰·전기차 시장의 수요 회복 등을 꼽았다.
LG이노텍은 이달 ‘고성능 인캐빈 카메라 모듈’ 개발 소식을 알리면서 차량 센싱 솔루션 사업을 2030년까지 2조 사업을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카메라 모듈, 라이다 등 차량 센싱 솔루션 사업은 차량통신, 조명과 함께 LG이노텍 자율주행 부품 사업의 핵심축으로 꼽힌다.
올해 LG이노텍은 ‘고성능 히팅 카메라 모듈’, ‘고성능 라이다’에 이어 ‘고성능 인캐빈 카메라 모듈’을 선보이며 차량 내‧외부를 아우르는 차량 센싱 솔루션 제품 라인업을 강화한 가운데 북미, 유럽 등에서 완성차업계 수주량을 끌어오겠다는 전략이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 역시 내년 상반기까지는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고 봤다. 박 연구원은 “아이폰 16 생산 감소로 내년 상반기까지 이익 모멘텀(상승동력)이 둔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내년 4월 출시가 예상되는 ‘가성비폰’ 아이폰SE4와 9월 출시가 예상되는 아이폰17에서의 LG이노텍 점유율 증가와 판매 증가 가능성을 호재 요인으로 꼽았다.
시장에선 아이폰SE4의 경우 애플의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되고 아이폰 14 크기로 확대되면서 기존 수요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기존 수요인 연간 2000만대를 넘어설 것이란 예상이다.
LG이노텍은 아이폰SE4의 후면, 전면 카메라를 공급할 예정이다. 특히 최근 1500원까지 치솟는 환율 상승을 반영하면 향후 추가적인 이익 상향 추세로 전환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폰16 판매가 다소 부진했으나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아이폰SE4에 대한 수요와 기대감이 높다”면서 “아이폰SE4 흥행은 아이폰17 판매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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