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0 위기를 기회로…현대제철, 美 제철소 건설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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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가림 기자
입력 2025-01-08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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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이 미국에 대형 제철소를 신규로 짓는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철강 관세 부과 등 보호무역 강화 정책을 예고한 데 따른 대응책으로 풀이된다. 현대제철은 현지에서 자동차용 강판 등을 생산해 현대차그룹의 미국 현지 공장에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철강 계열사인 현대제철이 미국 현지에 자동차 강판 제품 등을 생산하는 제철소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구체적인 사업 검토 단계를 거쳐 자사의 공장이 있는 조지아주 등 정부 측과 접촉해 인프라 등 투자 여건에 대한 논의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은 지난해 3월 주총에서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 생산 거점도 검토하고 있다"며 "어떤 지역에 투자해 무역장벽을 극복할 수 있을지 세밀한 검토를 해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차그룹이 미국 현지 제철소 계획을 확정한다면 해외에서 쇳물을 뽑아내는 첫 제철소를 짓게 된다. 현대차그룹이 새 제철소를 미국에 건설한다면 연산 수백만톤(t) 규모로 투자금도 10조원대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가 될 것으로 관측한다. 현재 현대제철의 연간 조강 생산량은 2000만t가량이다. 이 가운데 자동차용 강판 생산량이 500만t가량에 달한다. 자동차 강판 생산량 중 400만t가량이 계열사인 현대차와 기아에 공급된다.

현대차그룹은 트럼프 신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대비하고 동시에 현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이 같은 대규모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기아의 합산 판매량은 170만8293대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조지아 현대차그룹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에서는 아이오닉 5와 아이오닉 9을 비롯해 하이브리드 등 현지 생산 모델을 늘리려는 채비도 마쳤다. 메타플랜트 생산량이 확대되면 향후 연간 미국 내 생산량이 120만대 체제를 갖추게 된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현대제철 한국 공장에서 생산한 강판을 가져다 미국 공장에서 자동차를 생산한다. 한국의 대미 철강 수출은 쿼터가 적용돼 공급 물량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

현대제철이 미국에 대형 제철소를 신규로 건설하면 현대차그룹 차원의 자동차 사업 안정화에 더해 현대제철의 해외 사업에도 새로운 기회를 만들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 사진현대제철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 [사진=현대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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