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 Biz] 라피더스의 도전장, 브로드컴에 2나노 시제품 공급…日추격 시작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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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희 도쿄(일본) 통신원
입력 2025-01-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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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는 6월 브로드컴에 2나노 시제품 공급

  • 4월부터 2나노 제품시험 생산, 2027년 본격 양산 체제 계획

  • '고객 확보, 자금, 기술 개발' 과제

  • '2027년 양산'에 회의적 시선...라피더스, 시제품 공급으로 실적 보여야

라피더스 로고사진로이터연합뉴스
라피더스 로고[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일본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기업 라피더스가 최첨단 2나노미터(㎚·10억분의 1m) 반도체 전쟁에 가세했다. 미국 브로드컴에 오는 6월까지 2나노 시제품을 공급할 예정인데 이를 둘러싸고 업계 안팎에서 기대감과 회의적 전망이 교차하고 있다.

최첨단 반도체 양산을 목표로 내건 라피더스는 올 4월부터 2나노 제품 시험 생산에 나선다. 2027년에는 본격적으로 양산 공장을 가동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에 대해 반도체 시장에서 뒤처진 일본이 본격적으로 추격을 시작한 게 아니냐는 평가가 있다. 하지만 목표 달성을 위한 여정은 험난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라피더스는 ‘2027년 양산’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3가지 과제를 풀어야 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고객 확보’ ‘4조엔(약 37조4000억) 규모 자금 조달’ ‘제조 기술 개발’이 라피더스가 직면한 3가지 주요 과제다.

우선 ‘고객 확보’다. 라피더스는 고객사가 설계한 반도체를 수탁 생산하기 때문에 공장을 안정적으로 가동하기 위해서는 고객을 먼저 확보할 필요가 있다.

이번 미국 브로드컴에 대한 시제품 제공에 대해 닛케이는 “과제였던 고객 개척에 일정한 성과를 거둔 모양새”라고 평했다. 브로드컴은 반도체 세계 5위 업체로, 공장을 가지지 않고 설계 개발에 전념하는 팹리스 제조업체다. 미국 구글과 메타 등을 고객사로 두고, 반도체 자체 개발뿐 아니라 고객사의 반도체 설계와 함께 제조 수탁처 선정도 맡고 있다.

라피더스는 이르면 6월부터 2나노 시제품을 브로드컴에 제공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성능을 인정받아 구글과 메타 등 칩을 수탁 생산하는 것도 목표로 하고 있다.

다음으로 제기되는 것이 ‘자금 조달’ 문제다. 라피더스가 양산 체제를 갖추기 위해서는 앞으로 4조엔에 달하는 자금이 더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11월 국무회의에서 결정한 경제 대책에서 AI와 반도체 기반 강화를 위해 7년간 10조엔(약 90조원) 이상 지원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2024년 보정 예산에는 이 가운데 1조5000억엔(약 14조원)이 포함돼 라피더스 지원에 쓰일 예정이다.

아울러 일본 정부는 정부 기관에 의한 출자나 대출에 재무 보증을 할 수 있도록 법 개정도 추진한다. 일본 정부는 출자 후 라피더스 주주가 될 전망인데, 라피더스로서도 “정부 출자는 일정 정도까지만 하고 어디까지나 민간 주체로 추진하고 싶다”는 입장이라고 닛케이는 전했다.   

민간 기업 가운데서는 도요타 자동차와 NTT, 소니그룹 등 기존 주주가 추가 출자 의사를 밝히고 있지만 금액 등에 대해서는 조율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모양새다. 라피더스 주주들 가운데는 양산 실적이 없는 상황에서 출자에 대한 리스크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따라서 앞으로 자금 조달을 위해서는 이번 시제품으로 실적을 보여주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

세 번째가 ‘기술 개발’로, 일본 기업은 현재 전자기기의 두뇌 역할을 하는 로직 반도체 분야에서 범용품으로 여겨지는 40나노 제품까지만 제조할 수 있다. 라피더스는 다른 나라와 기술 격차를 줄여 40나노에서 2나노로 비약해 첨단 시장 진입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닛케이는 라피더스에 대해 “미국 IBM에서 중요 기술을 제공받고 있으며, 현재 약 150명을 뉴욕에 있는 IBM 연구 거점에 파견하여 제조 장치 취급에 대해 배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2025년 3월에는 2나노 반도체 개발과 관련한 장치 250여 대가 홋카이도 공장에 거의 모두 갖추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반면 라피더스의 2나노 ‘2027년 양산’ 목표에 회의적 시선을 보내는 이들도 많다. 실제 40나노 반도체 기술을 2나노까지 단숨에 끌어올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자금과 기술, 인재 등 3박자가 갖추어져야 하는데 현재로선 일본 정부 지원 이외에는 이렇다 할 자금 지원책을 확보하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또 10나노와 20나노 생산 라인을 운영해 본 인재가 없어 2나노 기술을 도입하더라도 실제로 생산이 가능할지도 미지수다.  

이와 관련해 업계 전문가는 “라피더스로선 이번 시험 생산이 중요하다. 시험 생산을 통해 기술 개발과 고객사 확보 등에서 구체적 실적을 보여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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