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일(이하 현지시간) 퇴임을 앞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고별 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빅테크(대형 기술) 간 밀착을 겨냥해 미국의 올리가르히(소수 독재 체제)가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15일 NBC, BBC 등 외신들에 따르면 바이든은 이날 밤 백악관에서 가진 고별 연설에서 "오늘날 미국에서는 극단적인 부와 권력, 영향력을 가진 과두제(소수 독재 체제)가 형성되고 있으며, 이는 말 그대로 우리의 민주주의 전체, 기본적인 권리와 자유, 그리고 모두가 공정하게 성공할 기회를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1961년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당시 미국 대통령이 고별 연설에서 방산업계를 겨냥해 "잘못된 권력의 파괴적 부상 가능성"에 대해 경고한 것을 상기시킨 뒤, "60년이 지난 지금 나는 똑같이 기술업계의 부상 가능성에 우려하고 있다"며 "이 역시 우리 나라에 실질적인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바이든은 이날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대해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미국인들은 엄청난 미스인포메이션(부정확한 정보)와 디스인포메이션(허위 정보) 아래에 파묻힌 가운데 권력 남용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며 "소셜미디어는 팩트 체킹(사실 확인)을 포기하고 있다. 진실은 권력과 이익을 위해 퍼뜨려진 거짓말에 의해 억눌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NBC는 얼마전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운영사인 메타가 트럼프 취임을 앞두고 가짜뉴스 판별을 위한 팩트체킹 기능을 종료한다고 발표한 것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측은 소셜미디어 상에서 표현의 자유를 위한다는 명분 하에 자체 콘텐츠 검열 기능 삭제를 주장하고 있다.
또한 바이든은 트럼프를 겨냥한 듯, "어떠한 대통령도 재임 중 범죄에 대해 보호받지 못하도록" 개헌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트럼프가 각종 범죄 혐의로 기소됐음에도 불구하고 재임 중 사건에 대해 형사상 소추를 받지 아니하는 불소추 특권을 주장한 가운데 결국 대통령 당선 후 기소가 기각된 것을 꼬집은 것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바이든은 인공지능(AI)에 대해서는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기술"이라고 칭하면서도 "우리의 권리, 우리 삶의 방식, 우리 사생활, 우리의 근무 방식 및 우리의 국가 수호에 새로운 위협을 낳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바이든은 미국인들을 향해 "이제 여러분이 지켜야 할 차례이다"라며 "여러분 모두가 불꽃의 수호자가 되기를 바란다. 신념을 지키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바이든은 20일 퇴임식 이후 질 바이든 여사와 함께 캘리포니아 산타바바라로 가서 머물 예정이라고 NBC가 관리들을 인용해 전했다. 그는 퇴임 후 계획을 밝히진 않았으나, 지난 주 한 기자가 퇴임 후 계획을 묻자 "나는 (사람들의) 시야나 마음 속에서 멀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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