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노조와 사측이 극적으로 '2024년 임금·단체협약(임단협)'에 합의했다. 파업 가능성은 크게 낮아졌지만 평균 연봉이 1억원을 웃도는 은행이 이자 부담을 지고 있는 고객들의 어려움은 외면한 채 집단 이익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 노사는 이날 임단협 교섭 결과, 임금인상률 2.8%와 성과급 250%(월 기준임금 기준)+200만원 선에서 합의했다.
지금까지 노조는 △보로금(성과급) 300%+1000만원 △임금인상률 2.8% △신규 채용 확대 △경조금 인상 △의료비 지원제도 개선 △임금피크제도 개선 등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사측은 지난해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배상 충당금(8620억원) 탓에 노조의 성과급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고 난색을 보여왔다.
이번 임단협에서는 임금과 성과급 외에도 협력업체 직원과의 상생 방안이 논의됐다. 은행의 안전·시설·미화 등을 담당하는 협력업체에도 혜택이 돌아가야 한다는 데 노사가 공감해 구체적 지원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노조는 앞서 지난달 26일 임단협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고용노동부 산하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노동 쟁의 조정을 신청했지만, 조정으로도 합의에 이르지 못해 중노위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이후 노조는 14일 쟁의행위(총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했고, 투표에 참여한 노조원 9702명(투표율 88.22%) 중 95.59%인 9274명이 찬성표를 던지면서 2019년 이후 6년 만의 파업 가능성이 고조됐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최근 수년간 가계·기업 대출이 급증하면서 같이 불어난 이자 이익을 모두 은행 임직원들의 '경영 성과'로 평가할 수 있는지, 그 이익으로 성과급을 늘리는 게 바람직한지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2023년도 사업보고서상 KB국민은행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1억2000만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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