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히 정의의 편에=홍윤오. 새빛.
“기개 있는 법조인이라면 저항해야만 할 때 저항해야 한다는 소신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민청학련 사건 변호사’, ‘김재규의 변호사’였던 강신옥의 생생한 육성과 기록을 정리한 회고록이다. 강신옥은 1세대 대한민국 인권변호사로, 당시 한국에서는 생소했던 인권법을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그는 이론에만 머물지 않았다. 민청학련 사건 변호사로서 법정에서 용감하고 치열하게 인권을 옹호하다가 옥살이까지 겪었다.
민청학련, 통혁당 사건 등과 10.26 김재규 사건을 포함해 정치인 강신옥의 여정, YS와 DJ와의 인연, 정주영과 정몽준, 박근혜와의 일화, 신영복과의 만남 등 한국 현대사를 수놓은 다양한 이야기들이 소개돼 있다.
회고록은 강신옥 변호사의 사후 3년 반 만에 출간됐다. 고인의 사위이자 오랫동안 일간지 기자로 일해왔던 홍윤오 씨가 생전에 강신옥 변호사에게서 들었던 이야기를 비롯해 2015년~2016년에 걸쳐 진행한 강 변호사와의 인터뷰 및 관련 자료들을 토대로 서술했다.
"김재규는 전두환이나 노태우와 달리 패거리와 작당하지 않았다. 이는 그가 사욕을 치밀하게 따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3장 '안중근의 10·26과 김재규의 10·26의 평행이론' 중에서)
K민주주의 내란의 끝=전우용, 최지은. 책이라는신화.
2024년 12·3내란 사태로 인해 위기를 맞은 한국 민주주의를 진단하는 책이다. 역사학자 전우용이 앵커 최지은과 만나 한국 민주주의의 역사를 복기하고 공화국의 적들이 누구인지, 그들은 왜 민주주의를 거부하는지 알려준다.
전우용 선생은 ‘데모크라시’(Democracy)가 천하다는 의미를 담은 ‘민’(民)을 넣은 일본의 번역으로 인해 기득권들이 민주주의를 배척하는 등 우리나라에 민주주의가 정착되는 과정이 왜 어려웠는지를 알려준다. 그는 반민주 세력들의 정신세계를 이해하고, 우리를 더욱 굳건한 민주국가로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가 겪어온 역사로부터 도움을 받아야 하고, 헌법을 통해 민주시민과 공동체 의식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주권자는 방심하면 안 돼요. 늘 깨어 있어야 해요. 자기 자신과 자기 주변을 끊임없이 '민주화'해야 하고요. '민주제'라고 하든 '민주주의'라고 하든, 이게 계속 발전하려면 '민'이 끊임없이 발전해야 해요.” (189~190쪽)
시로 채우는 내 마음 필사노트= 황인찬 외. 창비
지난 50여 년간 한국 시단을 이끌어온 창비시선의 명구절 등을 따라 쓸 수 있는 책이다. 그리움, 사랑, 휴식, 위로 등 다양한 감정에 맞춤한 100가지 시구를 체계적으로 분류해 10부로 구성했다. 필요에 따라서 원하는 주제부터 필사하거나, 첫 장부터 따라 쓸 수도 있다. 시인들이 엄선한 시들로 구성돼, 문장의 수준이 특출나다. 전문을 수록한 시도 있고, 일부만 발췌한 시도 있다. 책장을 넘길수록 잊고 지내던 감정의 파편이 깨어나는 특별한 독서가 이어지는 것은 물론, 삶의 지혜가 되는 통찰까지 제공한다.
그렇지 아니한가
우리를 힘들게 한 것들이
우리의 힘을 빠지게 한 것들이
어느덧 우리의 힘이 되지 않았는가
-이문재, '오래 만진 슬픔'의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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