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 물가가 가파르게 올라 서민들 표정은 어두워졌지만, 단체급식 업체들은 웃음을 짓고 있다. 점심값 부담이 커져 직장인들이 구내식당으로 발길을 옮기면서 급식 사업이 때아닌 호황을 맞고 있어서다.
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CJ프레시웨이는 지난해 매출 3조211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난 2023년 매출 3조742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낸 데 이어 또 한 번 역대 최고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CJ프레시웨이 사업은 크게 식자재 유통(FD)과 단체급식(FS)으로 나뉜다. 지난해 3분기 IR(기업활동) 자료를 보면 FS 매출액은 △2022년 3분기 1631억원 △2023년 3분기 1975억원 △작년 3분기 2068억원으로 매년 성장세다. FD에서도 외식보다 급식 분야에서 실적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FD분야에서 외식 식자재는 2023년 3분기 2884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2796억원으로 약 3.1% 줄었으나 같은 기간 급식 식자재는 2167억원에서 2393억원으로 약 10.4% 증가했다.
삼성웰스토리도 지난해 매출 3조1180억원을 넘겨 '3조 클럽'에 입성했고, 현대그린푸드 역시 2조2898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할 전망이다.
급식업체들의 실적을 끌어올린 요인으로는 '외식 물가 상승'을 꼽을 수 있다. 외식 물가가 치솟으면서 점심값 한 끼 식사가 1만원에 육박하자 구내식당 선호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서울지역 7개 외식 메뉴 가격은 2014년 12월 대비 평균 40.2% 올랐다. 자장면 가격은 4500원에서 7423원으로 65.0% 올라 상승 폭이 가장 컸고 냉면 가격도 8000원에서 1만2000원으로 50% 뛰었다. 이외에도 김치 찌개백반이 5727원에서 8269원, 칼국수는 6500원에서 9385원으로 상승했다.
아울러 급식업체들이 이색 메뉴를 제공한 점도 급식 수요 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삼성웰스토리는 지난해 방송인 정준하·이봉원이 구내식당을 방문해 직접 요리를 제공하는 '셀럽테이블' 시즌 4를 진행했고 CJ프레시웨이는 디저트 카페 '노티드'와 협업해 급식 전용 크림빵 '노티드 미니 시그니처 우유 생크림빵'을 선보이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런치플레이션(점심값 급등)이라는 용어가 다시 등장할 만큼 소비 심리가 움츠러든 상황에 직장인들 사이에 구내식당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며 "주변 식당 대비 저렴해 식비를 절약할 수 있고 메뉴도 다양해져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