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신속한 대응으로 트럼프발 무역 전쟁 피해"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은별 수습기자
입력 2025-02-04 17:5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미중 갈등으로 인한 부수 효과를 노려"

  • 두 국가 정상회담 13일 예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0년 2월 25일 뉴델리에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0년 2월 25일 뉴델리에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인도 정부가 신속한 양보 전략으로 트럼프발(發) 무역 전쟁을 효과적으로 피해가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3일(현지시간) 진단했다.
 
블룸버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쟁국과 동맹국 모두에 관세 부과를 위협하는 가운데,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트럼프의 관세 위협에 양보안을 제시하며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다”며 이같이 짚었다.
 
앞서 지난 1일 트럼프가 캐나다·멕시코·중국에 대한 관세를 인상하는 행정 명령에 서명하자 마자 인도 정부는 섬유부터 자동차, 오토바이 등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인하하는 내용을 발표했다. 이에 사상 첫 인도의 관세 개편으로 인도의 평균 관세는 11.65%에서 10.66%로 내려갔다.
 
특히 미국의 오토바이 회사 할리데이비슨을 겨냥해 1600cc 이상 엔진을 탑재한 고급 오토바이에 대한 관세를 기존 50%에서 30%로 인하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인도의 복잡한 관세 체계로 불리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던 문제를 해소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모디 총리는 이번 관세 인하 발표에 앞서 미국 내에 있는 수천명의 불법체류 인도인 송환을 수용하고, 미국 달러를 무역 결제 통화를 유지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과거 트럼프 행정부 1기에선 달리 모디 총리는 트럼프에 강경한 입장을 보였고, 이로 인해 양국 간 무역 갈등은 심화됐다. 급기야 2019년 미국은 인도의 개발도상국 특혜관세 혜택을 종료하며, 수천 개의 제품을 미국에 면세로 수출하는 자격을 박탈하기도 했다. 이에 인도는 미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며 보복했다.
 
이번 모디 총리의 태도 변화에는 인도가 미중 갈등으로 인한 부수 효과를 노린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익명의 인도 정부 당국자는 블룸버그통신에 “인도는 중국을 떠나는 공장의 목적지로서 지위를 강화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최근 몇 년간 애플과 마이크론 등과 같은 미국 공장들이 중국에서 인도로 이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인도가 동맹국에도 관세를 부과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를 잘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최근 몇 년간 미국과 인도는 방위, 기술 공유, 원자력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며 미국은 인도의 가장 큰 무역 상대국이 됐다. 인도는 지난해 전체 무역 적자만 781억 달러(약 114조원)를 기록했는데, 미국을 상대로는 353억 달러(약 51조원)의 흑자를 달성하며 일부 적자를 상쇄했다.
 
하지만 양국 간 걸림돌은 여전히 남아있다. 인도는 미국의 제재를 받는 러시아로부터 원유를 수입하고 있다. 또 인도는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추가적인 요구를 받을 수 있다. 아미텐도 팔릿 싱가포르대학교 경제학 교수는 “트럼프는 추가적인 요구를 하며 돌아올 것이다”고 블룸버그통신에 말했다.

한편 인도 현지 매체인 힌두스탄타임스에 따르면 모디 총리는 12~14일 미국을 방문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초대로 13일 백악관에서 워싱턴DC에서 정상회담을 할 계획이다. 두 정상은 무역, 미국 내 불법체류 인도인 등을 중점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