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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아직도 갈 길 먼 제약‧바이오 '글로벌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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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훈 기자
입력 2025-02-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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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의 오래된 과제 중 하나는 성공적인 글로벌 진출이다. 글로벌 50대 제약사 중 여전히 한국 기업은 찾아볼 수 없고, 원료의약품 자급률도 10%대를 겨우 상회하고 있다. 의약품 수출 비중 역시 바이오시밀러(생체의약품 복제약)와 보툴리늄(보톡스) 제제가 월등히 높다. 목표 실현을 위해선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무수히 많다는 뜻이다.
 
정부는 연일 제약‧바이오산업을 ‘제2의 반도체’로 키우겠다고 주창한다. 하지만 이를 현실로 연결할 뚜렷한 방안은 보이질 않는다. 원활한 진행을 위해선 제대로 된 전략을 마련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가장 빠른 길은 국내 기업들이 가진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위탁개발생산(CDMO)으로 출발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연 매출은 4조원을 넘겼고, 셀트리온도 3조원 돌파가 확실시된다. 유한양행 ‘렉라자’, 녹십자 ‘알리글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획득했고, 알테오젠‧리가켐‧에이비엘바이오 등 최신 플랫폼 기술은 글로벌 거대 제약사의 관심을 끌고 있다. 신약 후보 물질도 3200개를 넘어서 미국과 중국에 이은 세계 3위 수준까지 치고 올라갔다.
 
이러한 잠재력이 결실로 이어지려면 정부와 기관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업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산업환경을 조성하고, 제약‧바이오 선순환 시스템이 자연스럽게 형성되도록 유도해야 한다. 제약‧바이오 기업 유치에 진심인 지자체들도 지역별 여건과 특성에 맞는 맞춤형 지원책을 내놓는 게 필요하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정부 기관과 협회들이 지금처럼 주도권 경쟁을 하기보단 힘을 합해, 기업들의 개방형 혁신을 실질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역할을 하는 게 중요하다.
 
기업 입장에선 글로벌 영향력 확대를 위해 빼놓을 수 없는 국가가 미국이다. 미국이 전 세계 의약품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를 넘는다. 현재까지 미국에서 성공적으로 유통되는 국내 의약품은 전 영역을 통틀어 4~5개에 불과하다. 가장 큰 원인은 미국의 높은 벽에 있다. 이 때문에 대다수 기업은 초기 단계에서 기술수출을 결정짓는다. 굳이 큰 위험을 감수하기보단 안정적인 쉬운 길을 선택하는 것이다.
 
하지만 국내 기업이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하려면 기술수출이 아닌 직접 진출을 더욱 활발히 시도하는 게 필요하다. 이를 통해 혁신 신약의 상업적 성공을 이뤄내야 한다. 미국에서의 성공은 곧 개도국을 포함한 글로벌에서의 성공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 흥행 확률을 키우려면 의약품 개발 초기 단계부터 상업화‧차별화 전략을 마련하는 작업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
 
제네릭 의약품(복제약)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180일 독점권을 확보할 수 있는 퍼스트 제네릭으로 단기간 내에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적절한 인수합병(M&A) 역시 대안이 될 수 있다. 작년 초 LG화학이 현지 FDA 승인 의약품 보유 기업을 인수한 게 대표적인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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