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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이 지난 20일 진행한 15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 수요 예측에는 당초 모집액의 10배 수준인 1조4900억원의 주문이 몰렸다. 2년물 600억원 모집에 5700억원, 3년물 700억원에 7800억원, 5년물 200억원에 1400억원의 주문이 이어졌다. 현대건설은 이번 수요 예측 결과가 흥행하면서 오는 27일 회사채 발생 규모를 당초보다 늘린 최대 3000억원으로 증액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회사채 차환을 위한 회사채 발행 흥행으로 재무안정성 확보에도 청신호를 켜게 됐다는 분석이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1조220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2001년 워크아웃 이후 23년만에 연간기준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사 회사채는 전통적으로 시장에서 선호되지 않지만, 3월 주총 등 회사채 발행 비수기를 앞두고 있고 앞서 건설사 회사채 발행이 흥행하면서 (현대건설 역시) 당초 예상보다 많은 주문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수요예측 무응찰의 흥행참패를 겪었던 HL디앤아이한라도 올해 초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발행 규모의 2배 수준의 주문이 몰린 바 있다.
이달 28일 만기가 돌아오는 1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상환을 앞둔 GS건설도 회사채 시장 열기를 고려해 현금 상환 대신 회사채 발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산 매각도 건설사들의 유동성 확보 카드 중 하나다. SK에코플랜트는 환경관리 자회사인 ‘리뉴어스’와 ‘리뉴원’을 사모펀드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지난해 말 이미 사모펀드로부터 두 회사에 대한 매각 제안을 받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GS건설도 수처리 전문 자회사인 ‘GS이니마’의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올해 건설업계 업황이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재무안정성 강화를 위한 건설업계의 행보가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주요 기관들은 올해 건설투자 증가율을 당초 -0.7%에서 -1.3%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지난 수년 간 경기가 좋지 않아 신규 프로젝트가 제한적이어서 매출 전망도 낮아지고 있다”며 “비용 절감 노력도 하고 있지만 우발 채무 등에 대응할 수 있도록 유동성 확보에도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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