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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임금 넓어지며 기업 부담↑···경총 "추가 인건비 7조 발생"
25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9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기존 통상임금에 대한 판결 법리를 변경했다. 통상임금 판단 기준인 소정근로의 대가, 정기성, 일률성, 고정성 중 고정성 요건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한 것이다.
이에 따라 고정성을 이유로 통상임금에 포함되지 않았던 비용이 포함되게 됐다. 재직 여부나 특정 일수 이상 근무 조건을 기준으로 지급되는 조건부 정기상여금, 명절 수당 등도 통상임금에 포함되게 된 것이다.
통상임금 범위가 넓어지면서 기업 부담도 커졌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통상임금은 시간 외 근무 수당, 휴일근무수당 등 각종 수당이나 퇴직금을 계산할 때 주로 쓰인다. 통상임금이 확대된 만큼 상대적으로 인건비 부담이 늘어날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조건부 정기상여금이 통상인금에 산입되면 추가 인건비가 연간 6조7889억원 발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특히 임금 체계가 복잡한 중견기업과 대기업이 직접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견기업연합회 관계자는 "대법원 판례가 뒤집히면서 인건비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며 "안 그래도 경제 펀더멘털이 굉장히 취약해진 상황에서 추가 부담이 회복이 어려울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중소기업계에서는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하다는 입장이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기업 부담이 늘어날 수 있겠지만 중소기업들은 대부분은 임금 체계가 단순해 영향이 제한적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건비 부담 높은 대기업 '직격탄'···"임금체계 단순화해야"
통상임금 범위가 확대되면서 인건비 비중이 높은 대기업들은 비상이 걸렸다. 대법원의 통상임금 범위 확대 판결로 기업당 최대 1000억원가량 인건비 부담이 추가될 것이라는 추산이 나온다.
대표적인 업체가 직원 수가 많은 유통업체다. 일부 유통업체들은 대법원 판결대로 통상임금 범위를 확대한 결과 재무건정성에 적신호가 들어왔다. 실제로 롯데쇼핑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9% 쪼그라든 4731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세계백화점은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25.1%, 현대백화점그룹은 6.4% 줄었다.
내수 부진이 심화하면서 어려움이 커진 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통상임금 충당금을 비용에 반영하면서 영업이익이 악화한 것이다. 통상임금 범위 확대가 퇴직금 부담에 영향을 미쳤고 기업들은 지급 예정인 퇴직금을 회계상 부채로 반영했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이나 구조조정 등으로 손해를 만회하려는 시도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울산에 있는 한 대기업은 기존에 지급하던 귀향 여비를 복지포인트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귀향 여비는 통상임금에 포함될 수 있어 이를 복지포인트로 전환해 지급하면 통상임금을 줄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임금체계 단순화를 통해 고질적인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오계택 한국노동연구원 노사관계연구본부장은 "우리나라가 저성장에 진입한 현시점에서 경제 구조나 근로자 인식 등을 고려했을 때 임금체계를 개편할 시기가 됐다"며 "임금을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임금 결정 과정을 잘 모를 정도로 복잡한 것은 비정상인 만큼 임금체계를 단순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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