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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성일이 또 한 번 새로운 얼굴을 꺼내 들었다.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부터 '전, 란'까지, 작품마다 색다른 캐릭터를 선보였던 그는 이번엔 디즈니+ '트리거'를 통해 지금까지와는 결이 다른 독특한 캐릭터를 그려냈다.
정성일이 연기한 '한도'는 탐사 보도 프로그램 '트리거'에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합류한 '중고 신입'. 시니컬하고 삐딱한 태도를 가졌지만, 팀장 오소룡(김혜수 분)과 함께하며 시나브로 성장하는 인물이다. 정성일은 특유의 리듬감으로 '한도'를 그려냈고, 또 한 번 연기 스펙트럼의 확장을 증명했다.
"유선동 감독님과 전작('배드 앤 크레이지)을 함께 했었기 때문에 저의 사적인 면들도 잘 알고 계세요. 제가 딱딱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만 사실 그렇지 않거든요. 감독님이 실제 제 모습을 알고 있기 때문에 '한도' 역에 저를 떠올리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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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모습이 한도에게 없지 않죠. 저는 동물도 좋아하고, 혼자 있는 것도 좋아해요. 동시에 남에게 피해를 주는 걸 싫어하죠.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만, 그 안에서도 개인주의적인 면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는데, '한도'에게 그런 면이 담긴 것 같아요. 다른 점이 있다면 '한도'는 장난을 싫어한다는 것? 저는 장난치는 걸 굉장히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코미디적인 요소를 표현할 때도 이런저런 아이디어도 내고 재밌어 연기해 볼 수 있었어요."
극 중 '한도'는 1990년 생으로 올해 34살인 '중고 신입' PD다. 실제 1980년 생으로 중후한 역할을 소화해 왔던 정성일은 "저도 몰랐다"며 멋쩍은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MZ 세대 캐릭터를 위해서 노력한 점은 없습니다. 하하. 저도 '한도'가 그렇게 어릴 줄은 몰랐어요. 저보다 5살 정도 어리다고 생각했었는데, 1990년생인 줄은…. 의상 같은 경우는 실제 제 옷인 경우가 많았고요. 수트 아닌 평소 제가 자주 입는 후드티나, 셔츠 같은 걸 입어서 더 편안하게 연기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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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일은 '트리거'를 하며 가장 크게 남은 건 "좋은 사람들을 만난 점"이라며, 동료들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팀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거의 매일 연락을 주고받을 정도로 친해졌어요. 김혜수 선배님은 연기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정말 큰 존재예요. 선배님이자 누나 같은 분이죠. 주종혁 배우도 제가 매체에서 만난 동생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친구고요. 연기도 너무 잘하고, 무엇보다 사람 자체가 정말 착해요. '트리거' 팀 배우들은 다들 연기를 잘하는 데다 인간적으로도 너무 좋은 분들이라, 이 작품을 하면서 정말 큰 선물을 받은 기분이에요. 다들 사랑스러운 분들이라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게 촬영했어요."
정성일은 '더 글로리'를 시작으로 '전, 란' '트리거'까지 연이어 흥행시키며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는 전작들에 관한 깊은 애정을 드러내면서도, 작품들을 뒤로 하고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뜻을 전했다.
"'더 글로리'로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평생 하도영으로 살아갈 수는 없잖아요. 연기하면서 해보고 싶은 일도 많고, 대중이 어떤 걸 좋아할지에 대한 고민도 계속하고 있어요. 아직은 '저는 이런 배우입니다'라고 딱 정의할 수 없지만,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노력 중이에요. '얘 이런 것도 하네?', '이런 연기도 할 수 있구나'라는 반응이 나올 수 있도록 계속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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