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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IA Biz] 트럼프 리스크에 존재감 커진 '동남아의 실리콘밸리' 말레이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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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알라룸푸르(말레이시아)=배인선 특파원
입력 2025-02-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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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중 반도체 패권경쟁 수혜국 떠올라

  • 인텔 등 투자…세계 반도체 6대 수출국

  • 빅테크 투자···아시아 '데이터 허브'로 각광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메르데카 118빌딩  세계에서 두번째로 높은 건축물이다 사진배인선 기자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메르데카 118빌딩. 세계에서 둘째로 높은 건축물이다. [사진=배인선 특파원]

말레이시아(이하 말레이)가 미국과 중국 간 무역 분쟁의 대표적인 수혜국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중 무역 마찰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중국에 진출한 많은 외국계 기업들이 공급망 다변화, 이른바 '차이나 플러스 원' 전략을 펼치는 가운데 제조업 기반이 튼튼한 말레이로 기업들이 몰리고 있는 것. 

특히 말레이는 반도체 산업이 잘 발달해 있다는 강점이 있다. 말레이 반도체협회(MSIA)에 따르면 말레이는 현재 세계에서 6번째로 큰 반도체 수출국이다.

1972년 미국 반도체기업 인텔이 말레이 북부 페낭에 반도체 공장을 세운 이후 말레이 반도체 산업은 꾸준히 발전을 거듭해 왔다. 마이크론·인텔·인피니온 같은 글로벌 반도체 기업이 진출한 말레이는 '동남아의 실리콘밸리'로 불린다. 반도체는 이미 말레이 경제를 지탱하는 최대 기둥 산업이다. 특히 말레이는 반도체의 백엔드(후공정) 분야의 강자로, 전 세계 테스트 및 패키징에서 시장 점유율 13%를 차지하고 있다.

말레이 정부도 미·중 갈등의 틈을 이용해 반도체 산업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5월 말레이는 250억 링깃(약 8조1000억원)의 자금 지원과 맞춤형 인센티브로 뒷받침되는 국가 반도체 전략을 발표했다. 반도체 산업을 기존의 테스트 및 패키징에서 칩 설계, 하이엔드 제조 및 고급 패키징으로 확장해 향후 10년 동안 국가를 반도체 강국으로 탈바꿈하는 것이 목표다.

뿐만 아니라 말레이가 최근 싱가포르에 이어 아시아의 새로운 ‘데이터 허브’로 떠오르며 더 많은 빅테크(대형 기술) 기업들의 투자가 몰리고 있다. 싱가포르가 최근 전력 토지 부족 우려로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 승인을 유보한 후 싱가포르와 국경을 접하면서 땅값이 저렴하고 전력이 풍부한 말레이 남부 조호르주가 각광받는 것이다. 말레이는 최근 몇 년간 구글과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바이트댄스 등 미·중 주요 빅테크 기업의 데이터센터를 유치했다. 

덕분에 최근 말레이의 외국인직접투자(FDI) 역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말레이의 FDI는 474억 링깃으로, 전년(404억 링깃)보다 17% 이상 늘었다. 올해도 글로벌 지정학적 갈등 속에서 10~15% 수준의 안정적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말레이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 외교'를 표방하고 있는 만큼 상대적으로 ‘트럼프 리스크’로부터 안전하다는 인식이 있었다. 다만 최근 들어서는 미국이 중국의 우회 수출을 막기 위해 동남아 각국을 상대로 관세 등 무역 규제 강화를 예고하는 만큼, 말레이 반도체 산업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말레이의 대미 반도체 수출은 세계 1위다. 2023년 미국 반도체 수입액의 약 21%를 말레이가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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