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분기 실질소득 2.2%↑…근로소득 2.3%↑
통계청이 27일 발표한 '2024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가구당(1인 이상 가구·농림어가 포함) 월평균 소득은 521만5000원으로 전년 대비 3.8% 늘었다. 가계소득은 2023년 3분기부터 6개 분기 연속 증가하고 있다.
모든 소득이 증가세를 나타냈다. 근로소득은 1년 전보다 2.3% 늘어난 324만1000원, 사업소득은 5.5% 늘어난 109만1000원을 나타냈다. 재산소득(19.9%), 이전소득(5.6%) 등도 증가세를 보였다.
명목소득에 물가를 반영한 가계 실질소득은 1년 전보다 2.2% 증가했다. 지난해 2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 증가세를 나타낸 것이다.
◆소비지출 증가폭 2021년 1월 이후 최저
문제는 소비지출 증가폭이 주춤한 것이다. 지난해 4분기 가계지출은 290만3000원으로 1년 전보다 2.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역성장한 2020년 이후 가계의 소비지출은 16개 분기 연속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2021년 1분기(1.6%)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의 증가세를 보였다.
이지은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은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오래 소비지출이 증가하고 있지만 지난해 4분기 수치가 다소 둔화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자동차나 가구, 통신장비 등 내구재 위주로 소비지출이 감소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오락·문화(21만5000원)와 주거·수도·광열(34만9000원) 소비는 전년 대비 각각 11.1%, 7.6% 늘어났다. 음식·숙박 지출도 5.1% 늘어난 45만5000원을 기록했다. 이 과장은 "오락·문화는 단체여행 증가와 관련이 있고 월세 등 실제 주거비가 오르며 주거·수도·광열 상승세에 영향을 미쳤다"며 "물가상승으로 음식·숙박 지출도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반면 교통(-9.6%), 통신(-2.4%) 등의 소비는 줄였다. 자동차 구매나 휴대전화 등 내구재 구매가 줄었기 때문이다. 이 과장은 "지난해 연말부터 소비자 심리지수 등이 낮아지고 있는 만큼 악화된 소비심리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4분기 비소비지출은 100만8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했다. 대부분 지출이 늘었지만 이자비용은 9.4% 감소했다. 지난해 기준금리 인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가구당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은 420만7000원으로 1년 전보다 4.0% 증가했다. 처분가능소득은 가구의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뺀 금액으로 소비 지출과 저축 등으로 처분할 수 있는 소득을 의미한다.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을 제외한 흑자액은 130만5000원으로 1년 전보다 7.8% 증가했다.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하는 평균소비성향은 69.0%로 1년 전보다 1.1%포인트 하락했다.
평균소비성향이 감소한 것에 대해 이 과장은 "3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감소했다"며 "처분가능소득이 늘어나는 것에 비해서 소비지출이 그만큼 늘어나지 않았다는 의미로 보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연말 불확실성이 일부 확대된 영향도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정부는 가계소득 증가 흐름이 지속될 수 있도록 노력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기획재정부는 "경제심리 위축과 내수 회복 지연 등으로 취약계층 어려움이 커진 만큼 일자리 창출·물가안정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일자리와 물가안정, 소상공인 등 시급한 과제를 발굴한 뒤 가용수단을 총동원해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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