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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만나고 온 마크롱 "유럽, 미국에 종속돼선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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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소현 기자
입력 2025-02-28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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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이번 주 초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고 온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유럽이 미국에 종속적인 태도를 취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포르투갈을 국빈 방문한 자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요동치는 국제 정세에 관해 이야기하며 이같이 말했다고 일간 르피가로가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혁신과 인공지능(AI)을 주제로 한 스타트업 인큐베이터에서 열린 회의에서 "나는 많은 유럽인이 '우리는 미국과 잘 지내야 한다, 허리를 굽혀야 한다'고 말하는 걸 본다"며 "그러나 해답은 미국에 대한 복종이 아니다. 나는 '행복한 종속'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포르투갈 의회 연설에서도 "유럽인들은 그 어느 때보다 단결하고 강해져야 한다. 우리는 기술, 산업, 방위 측면에서 통찰력 있는 선택을 해야 한다"며 미국의 의존에서 벗어나 유럽이 독자적인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역설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오랫동안 유럽이 미국에 대한 안보·국방 의존도를 줄이고 스스로 행동할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전략적 자율성'을 피력해 왔다.

그러나 마크롱 대통령의 유럽 자강론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미국의 핵우산 아래에서 안심하던 유럽의 다른 동맹국들로부터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했다.

폴리티코 유럽판은 최근 대서양 횡단 동맹이 흔들리고 동시에 미국이 호전적인 러시아와 협력 관계를 맺으면서 "마크롱의 핵심 개념인 전략적 자율성이 본격적으로 검토될 시점을 맞았다"며 "프랑스가 틀린 게 아니었다. 단지 일렀을 뿐"이라고 28일 평가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위협적인 존재감이 유럽연합(EU) 국경 근처에서 커지고 있고,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독재자에 대한 친밀감을 드러내면서 미국에 대한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최근 유럽 내에선 영국과 프랑스의 핵무기로 유럽 자체 핵 억지력을 갖춰야 한다는 의견이 주목받고 있다.

차기 독일 총리로 유력한 프리드리히 메르츠 기독민주당(CDU) 대표는 지난 21일 "유럽의 두 강대국인 영국과 프랑스와 함께 핵 공유, 또는 최소한 두 나라의 핵 방위가 우리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지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익명의 프랑스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프랑스가 독일에 핵무기를 탑재한 전투기 몇 기를 배치할 용의가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다만 폴리티코는 오랫동안 미국의 무기와 핵우산에 의존해 온 폴란드 등 일부 국가로선 프랑스의 지도력을 따르는 데에 주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프랑스가 말은 늘 그럴싸하게 하지만 실제 행동으로 보여준 결과는 미흡해 동맹국들에 신뢰를 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폴리티코는 그 대표적 예로 프랑스가 지난해에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국방비 지출 목표치인 국내총생산(GDP) 2%를 겨우 달성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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