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의 민간경제는 성장과 혁신을 이끄는 주요 원동력 중 하나로 인정받고 있다. 베트남이 산업화와 국제 통합을 추진하는 현 시기에 그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베트남 경제가 한 발짝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민간경제부문의 역할이 필수적인 가운데 '한강의 기적'을 이룬 한국의 경제 성장 경험이 베트남에 있어 중요한 롤모델이 되고 있다.
베트남의 민간경제의 방향과 개혁 의지
하지만 이러한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베트남 민간경제부문은 여전히 △자본 조달의 어려움 △제한된 거버넌스 역량 △외국 투자와의 약한 관계 △행정 절차의 많은 단점 등 여러 장벽이 존재한다.
따라서 앞으로 베트남 경제 정책은 민간경제 역할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둘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베트남 경영컨설팅 전문 기업 AFA의 판레타인롱 대표는 "2025년이 중소기업이 구조조정과 시장 접근에 있어 사고방식을 바꾸는 데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베트남 SGI캐피털의 레찌푹 사장은 주식 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이 한층 합리적으로 이루어진다면 민간기업들의 자금 측면이 한층 개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베트남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팜민찐 베트남 총리는 베트남이 △유리한 환경 조성 △기술 혁신 장려 △행정 기구 간소화 등을 통해 민간경제부문이 전체 경제에서 ‘분리할 수 없는’ 중요한 부분임을 인식하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정책 초점은 민간경제부문이 연구개발(R&D), 특히 반도체 기술, 인공지능, 청정에너지 등을 촉진하는 데 맞춰져 있다고 했다.

한강의 기적
이러한 개혁을 추진하는 베트남에 있어 단연 롤모델은 한국이다. 한국은 1960년대에 1인당 GDP가 약 158달러(약 23만1470원)에 불과했지만 불과 수십 년 만에 아시아에서 4번째로 큰 경제 대국으로 성장했다. 이른바 ‘재벌’ 정책으로 한국 정부가 삼성, 현대, LG와 같은 기업의 글로벌 확장을 장려하고 우선시함에 따라 그들이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동시에 한국은 매우 높은 R&D 투자로도 유명하고, 이는 반도체 기술, 인공지능, 전기차 등의 산업을 육성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호찌민시 대학의 판프엉남 법대 교수는 "한국은 지름길을 택해 기술을 개척하며, 강점을 극대화하고 돌파구를 마련했다"고 한국 경제 성장 원인을 분석했다.
베트남 주요 매체 응어이꽌삿(관찰자)은 최근 '베트남은 한국과 같이 용이 되면서, 아시아의 새로운 경제 성장국이 될 수 있나?' 제하의 기사를 통해 베트남은 '용'이 되기 이전의 한국과 많은 점에서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베트남은 빠른 경제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동남아의 주요 경제국 중 하나로 발돋움했지만, 동시에 다른 개발도상국들과 마찬가지로 '성장 함정'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이 매체는 지적했다. 이에 베트남이 한국과 같은 성공을 이루기 위해서는 세계 경쟁력이 있는 민간기업을 키우고 R&D에 집중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뿐만 아니라 정부 등 국유 부문의 구조 개선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이 소수 대기업 중심으로 경쟁력을 키우고 이를 통해 세계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했던 것과 궤를 같이하는 전략이다. 2025년 8%의 성장 목표를 제시하고 민간 부문을 핵심으로 하는 지속 가능한 개발 모델을 목표로 하는 베트남으로서는 이 같은 한국의 선례가 귀중한 경험이 되고 있다. 아울러 '한강의 기적'을 일군 한국 기업들이 베트남에 관심을 갖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것은 베트남에 '한강의 기적'의 DNA가 전파될 수 있는 한 통로이기도 하다.
응어이꽌삿은 "우리가 한국과 같은 기적을 창조할 수 있나?"고 의문을 던지며 "그 답은 정부의 개혁 의지와 민간기업들의 강력한 발전 및 세계 기술 트렌드를 이용할 수 있는 능력에 달려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한국은 작은 나라들도 기적을 창조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며 "이제 베트남이 자신의 스토리를 써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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