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인 여행객에게도 익숙한 일본 3대 규동(고기 덮밥) 체인의 하나인 ‘스키야’가 잇따른 해충 발견 등 위생 문제로 전국 점포를 나흘간 닫는다. ‘믿고 먹던’ 유명 체인이었기에 여론이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는 한편, 일각에선 일본 내 심각한 노동력 부족으로 인한 근로자들의 열악한 근무 환경도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31일 일본 현지 언론의 보도를 종합하면 최근 스키야 매장에서 판매한 음식에서 쥐, 바퀴벌레 등이 잇따라 발견되면서 스키야는 일본 내 약 1970개 점포 대부분을 일시 휴점하기로 했다. 휴점에서 제외되는 점포는 쇼핑센터 내에 입점한 일부이고 그 외 대부분 점포들은 31일 오전 9시부터 4월 4일 오전 9시까지 휴점하기로 했다.
쇼핑 시설 내에 설치된 점포도 조율이 끝나는 대로 순차적으로 휴점한다. 휴점 기간 동안에는 전문 해충 업체에 의뢰하는 등 대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앞서 스키야는 지난 1월 돗토리현의 한 점포에서 미소시루(된장국)에 쥐가 혼입된 상태로 손님에게 제공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해당 손님이 “아침 정식을 주문했는데 국 안에 죽은 쥐가 들어 있었다. 믿기 어렵다”, “이날 이후 식욕이 돌아오지 않는다”는 구글 리뷰를 작성하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스키야 측은 사실 확인이 끝난 후 두 달여나 지난 이달 22일에야 “미소시루(일본식 된장국) 재료가 대형 냉장고에 임시 보관됐을 때 쥐가 들어간 것 같다”며 사과를 했고, 도리어 화를 키웠다.
해충 혼입 사고는 이달 28일에도 이어졌다. 도쿄의 한 스키야 점포를 이용한 고객이 테이크아웃한 상품에서 바퀴벌레를 발견해 식당 측에 신고했고, 해당 점포는 즉시 고객에게 사과한 뒤 환불하고 영업을 중단할 것으로 알려졌다.
스키야는 마츠야, 요시노야와 함께 일본의 3대 규동 체인점으로 잘 알려진 곳이다. 하지만 스키야를 비롯한 일본의 많은 외식업체들이 저출산·고령화, 코로나19 이후 경기 회복 등으로 인해 심각한 일손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스키야의 경우 이미 10여년 전인 2014년에 일손 부족으로 일부 매장에서 심야 및 새벽 영업을 중단하기도 했다.
스키야를 비롯한 외식 체인들은 구인난을 겪으며 평균 시급을 수차례 인상하고 있지만 이보다 빠른 속도로 오르는 물가 탓에 상황이 크게 나아지지는 않고 있다.
한 스키야 아르바이트 경험자는 “시급은 나쁘지 않은 편이지만 업무량이 많고 24시간 영업이어서 기본적으로 어느 매장이든 일손이 부족하다”면서 “이 때문에 지원하면 대부분 채용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고등학생 아르바이트생은 “피크 시간대인 점심, 저녁 시간에는 지옥 그 자체”라면서 “부엌 1명, 홀 1명으로 돌아가는 상황이라 정신이 하나도 없다”고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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