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故 최종현 선대회장 육성녹음 27년 만에 디지털 복원 완료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정훈 기자
입력 2025-04-02 09:24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육성녹음 3530개 등 13만여개 자료 분량

  • "기업가 고민·철학 느낄 수 있는 귀중한 자료"

1980년 12월 최종현 SK 선대회장이 유공현 SK이노베이션 인수 후 첫 출근하여 사무실에서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는 모습 사진SK그룹
최종현 SK 선대회장이 1980년 12월 유공(현 SK이노베이션) 인수 후 첫 출근해 사무실에서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는 모습. [사진=SK그룹]

SK가 1970~1990년대 한국 경제 성장기를 이끈 故 최종현 SK 선대회장의 경영 활동 기록을 디지털화해 복원 완료했다고 밝혔다. 27년만에 공개된 이 자료는 '선경실록'으로 불리며 한국 근현대 경제사를 연구하는 중요한 사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SK가 그룹 수장고 등에 보관해온 30~40년 전 경영 철학과 기업 활동 관련 자료를 발굴하고 디지털로 변환해 영구 보존·활용하는 ‘디지털 아카이브’ 작업의 일환이다. 지난 2023년 창사 70주년 어록집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옛 자료의 역사적 가치를 확인하고 프로젝트를 추진한 지 2년 만에 성과를 거뒀다.

최 선대회장은 사업 실적·계획 보고, 구성원 간담회, 각종 회의와 행사 등을 녹음해 원본으로 남겼다. 이를 통해 SK 고유의 경영 철학과 기법을 발전시키고 한국 기업 경영 수준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었다. 이 방침은 SK의 '기록 문화'로 계승되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복원된 자료는 오디오·비디오 형태로 약 5,300건, 문서 3,500여 건, 사진 4,800여 건 등 총 1만 7,620건, 13만 1,647점에 달한다. 이 중 최 선대회장의 음성 녹취만 오디오 테이프 3,530개에 달한다. 하루 8시간씩 연속으로 들어도 1년을 넘게 걸리는 분량이다.

최 선대회장의 음성 녹취를 통해 당시 경제 상황과 한국 기업인들의 사업보국 의지, 위기 극복 과정을 엿볼 수 있다. 최 선대회장은 1982년 신입구성원들과의 대화에서 "한국이라는 좁은 땅덩어리에 지연, 학연, 파벌을 형성하면 안 된다"고 강조하며 관계지상주의를 깨자고 주장했다. 1992년 임원들과의 간담회에서는 "R&D 직원도 시장 관리부터 마케팅까지 해보며 고객이 찾는 기술을 알아야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 해 SKC 임원들과의 회의에서는 "플로피디스크를 팔면 1달러지만 그 안에 소프트웨어를 담으면 가치가 20배가 된다"며 한국 산업의 발전 방향에 대해 언급했다. 1990년대 중반에는 기후위기 문제를 국제적 사안으로 지적하며 환경기준을 낮추기 위해 함께 노력하자는 제안을 했다.

이번에 복원된 자료에는 SK의 성장 과정도 생생히 담겨 있다. 1970년대 석유파동 당시 정부의 요청으로 중동 고위 관계자와 석유 공급 문제를 논의한 내용, 1992년 이동통신사업권을 반납하며 좌절하는 구성원들을 격려하는 장면 등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타 그룹 총수들과의 산업 시찰 대화나 외국 담배회사의 한국 내 유통 협업 제안을 거절한 일화 등 다양한 주제의 대화도 오디오 테이프에 기록돼 있다.

SK 관계자는 "최 선대회장의 경영 기록은 한국 경제 역동기를 이끈 기업가들의 고민과 철학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귀중한 자료"라며 "복원 작업이 매우 방대하고 오래돼 어려움이 있었지만 첨단 기술을 통해 품질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었다"고 밝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