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초격차 시대] "진짜 '똘똘한 한 채' 아니면 안 사"…상급지도 '마이크로 양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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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성 기자
입력 2025-04-06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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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아주경제]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와 재지정의 혼란 속에서 서울 집값 양극화가 두드러진 현상을 두고 향후 발생할 ‘마이크로 양극화’의 전조라는 해석이 나온다. ‘결국은 똘똘한 한 채’라는 인식이 자리하면서 강남권 상급지 내에서도 급지별로 다시 격차가 발생하는 등 기존 양극화가 더욱 세분하는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6일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서울 50억원 이상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총 136건으로, 지난해 1분기(66건)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올해 1분기 서울 50억원 이상 아파트 거래 중 35%(47건)가 서초구 반포동에서 이뤄졌고, 강남구 압구정동(35건)의 거래 비중도 26%에 달했다. 50억원 이상 아파트 거래 10건 중 6건 이상(62%)이 반포동과 압구정동에 집중된 셈이다. 지난해 1분기 압구정동(21건)과 반포동(12건)을 합친 거래 비중이 50%이던 것과 비교하면 1년 새 10%포인트 이상 늘어난 것. 올해 초고가 아파트 거래에서 반포, 압구정 등 최상급지에 매매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무엇보다 한강변 초고가 아파트의 가격 급등이 두드러진다. 올해 매매된 100억원 이상 아파트 8채 중 6채는 한남동에서 거래됐다. 지난 3월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면적 84㎡ 매물이 70억원에 실거래되며 3.3㎡(평)당 2억원 시대를 열어젖혔다. 압구정동 신현대(11차) 역시 4개월 만에 실거래가 10억원 가까이 오르며 전용 183㎡ 아파트가 92억원에 손바뀜됐다.
 
동일 단지라고 해도 입지에 따라 매매가격이 벌어지면서 래미안 원베일리의 경우 같은 평형대라도 한강변 조망이 가능한 동과 일반 동의 가격 차이가 최근 15억원 이상까지 벌어졌다. 
 
‘똘똘한 한 채’ 선호가 갈수록 강해지고 있는 데다 정치적 불확실성과 토허제 번복 등이 겹치면서 상급지 내에서도 최상급지를 향한 매수 수요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지난해까지는 주로 고급 빌라를 중심으로 초고가 거래가 이어졌다면 최근에는 입지 희소성이 있는 한강변 위주 일부 단지에 거래가 집중되는 양상을 보인다”면서 “소위 ‘안전자산’이라고 할 수 있는 소수 입지는 향후에도 상승 가치가 있다는 인식이 굳어지면서 전고점보다도 높은 가격에 매입하려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다주택자 규제로 올해 여유 자금이 풍부한 지방 자산가들이 기존 고가 주택이나 꼬마빌딩 대신 서울 상급지 아파트에 대한 매입에 일제히 나서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2월 서울 내 집합건물을 사들인 매수인(1만3008명) 중 지방 소재 매수인은 3622명으로 전체의 28%를 기록했다. 1월 역시 29% 수준으로, 지난해 월평균 매수 비중(25%)을 웃도는 등 올해 외지인의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다주택자 규제로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강화되면서 자금도 상급지로만 움직이고 있는 것”이라며 “지방에서도 여러 채의 주택을 보유해 세제 부담을 키우기보다는 기존 주택이나 부동산을 처분하고 서울로 이동하는 현상이 현 집값 양극화의 핵심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고가 아파트에 대한 수요 유입으로 인한 양극화가 올해 국내 주택 시장의 주요 흐름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김효선 위원은 “상급지 내에서도 동(洞) 단위는 물론, 일부 최상위 단지 내에서는 이미 입지 별로 약 20억원 수준의 가격 격차도 발생하고 있다”며 “향후 서울 및 상급지의 양극화 현상 심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영국 부동산 컨설팅 업체 나이트 프랭크가 지난 1일 펴낸 '부의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의 고급주택 가격지수 상승률은 18.4%로 전 세계 100개 주요 도시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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